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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압박운동 법리공방 '치열'

조중동 "업무방해죄" … 민변·한겨레 "성립 어려워"

민왕기 기자  2008.06.25 14: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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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은 ‘정당한 소비자 운동’인가, ‘업무 방해죄’인가. 최근 언론사와 시민단체마다 신문광고 압박운동에 대해 서로 다른 법리 해석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인터넷을 매개로 기업주나 광고주를 협박,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집중단속 하겠다고 밝힌 후 이런 논란은 확산 일로다. 네티즌들은 “나를 잡아가라”며 검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리고 있다.

조중동 “업무방해죄”
먼저 조·중·동은 광고 압박이 ‘업무방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은 23일 기사 ‘“반복전화로 정상업무 못할 땐 업무방해죄 성립”’에서 “우선 광고주측에 전화를 걸어 심한 욕을 하거나 인신공격을 할 경우, 형법상 모욕죄와 협박죄가 적용된다”며 “ ‘심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광고주 측의 정상적인 업무에 차질을 주도록 했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결론”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사설 ‘조직적·악의적 광고중단 협박이 소비자운동이라니’에서도 “이들의 행위 대부분은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여러 사람이 전화로 협박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것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라고 본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 명단과 전화번호를 올려 무차별 전화 공세를 선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개인 정보나 회사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행위도 불법이고 일부는 모욕이나 명예훼손죄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헌 사무총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단적으로 위세를 과시함으로써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광고중단 운동은 정당한 소비자 운동에서 벗어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동아는 24일 민병준 한국광고주협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명백한 반(反)소비자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민변·한겨레 “처벌 어려워”
반면 민변 등은 업무방해죄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정당한 소비자 운동이라는 것.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사용하거나 △또는 ‘위력’ 행사 중 하나 이상이 해당돼야 한다. 따라서 광고주 압박운동을 특정언론의 불공정보도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해석하는 측에선 이를 ‘협박’이나 ‘위계’ ‘위력’ 행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법리상 ‘협박’은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끼치는 것을 의미하며 ‘위계’는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방이 오인·착각하게 만들거나 특정한 사실을 알 수 없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또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것으로 유·무형에 관계 없이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을 말한다. 따라서 전화를 걸어 기업의 광고정책을 바꾸라는 항의가 협박, 위계,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네티즌들은 광고주 압박운동을 조·중·동의 불공정보도에 대한 정당한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겨레는 23일 ‘‘인터넷 여론’에 칼 빼든 ‘검찰의 숙제’’에서 대법원 판례를 인용 “인터넷 자유게시판 등에 실제의 객관적인 사실을 게시하는 행위는 설령 그로 인해 업무가 방해되더라도 ‘위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력’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대법원의 한 판사는 ‘일반적으로 전화를 거는 등의 행위를 위력에 의한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누리꾼들이 업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도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보인다”며 “그러나 전화통화한 직원들의 이름과 소속 부서 정도를 인터넷에 올렸다고 사생활과 명예를 침해했다고 보는 것은 억지스런 법 해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