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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촛불, 새로운 민주주의 탄생"

지상파3사 보도 분석

곽선미 기자  2008.06.18 14: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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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의 민주주의 위기” 진단도

지난 10일 열린 대규모 촛불문화제 ‘6·10 대행진’의 의미를 지상파방송사들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탄생,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했다.

6·10 민주화항쟁의 21주년을 기리는 정신과 합쳐지면서 1백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고됐던 지난 10일의 촛불문화제. 지상파방송 3사는 이튿날인 지난 11일부터 촛불문화제가 남긴 의미와 과제를 ‘기획’ 및 ‘심층’기사로 다루며 집중 조명했다.

가장 적극적인 보도양태를 보인 MBC는 11일 보도에서 촛불문화제와 쇠고기 파동이 ‘새로운 민주주의 탄생’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MBC는 ‘촛불2008 아고라의 등장’이라는 리포트(꼭지)에서 촛불정국의 의미를 이같이 분석하고 “광장 아고라가 그 중심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직접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토론 광장 ‘아고라’가 새롭게 재현됐다는 정치사적 해석이 나온다”며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란 기성세대의 시각은 시대착오”라고 꼬집었다.

MBC는 이날 ‘40일간의 촛불집회’라는 리포트에서 지난달 2일 켜지기 시작한 촛불문화제가 걸어온 길을 되짚었다. 또한 8명의 시민을 만나 집회에 나온 그들의 속내를 들어봄으로써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간접 전달했다.

SBS는 같은 날 ‘386이 본 촛불집회’라는 리포트를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민주주의를 실현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21년 전 6월 항쟁을 이끈 주역인 386세대들의 입을 통해 “시대도, 상황도 바뀌었으나 정부에 국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려는 점에서는 촛불집회와 6·10항쟁이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SBS는 유례없는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비폭력 평화시위’로 자리매김한데 대해 “평화를 지켜낸 성숙한 시민의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KBS는 14일 민심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질타하며 “촛불 집회는 참여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의 힘이 분출된 것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분석했다.

KBS는 이날 ‘‘대의 민주주의’위기…국회가 없다’라는 리포트에서 “인터넷 정치, 광장 정치 등 새로운 형태의 직접 민주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아스팔트 위에서 국민과 대통령이 대치하는 순간, 국회는 사라졌다. 대의 민주주의의 실종이었다”며 정치권을 정면 비판했다.

KBS는 그러나 6·10촛불 문화제가 열린 이튿날 의미·진단에 적극 나선 다른 방송사와 달리, 386세대 참가자, 6·10 21주년 기념행사, 컨테이너 장벽 의미 등 현상 보도에 대부분의 리포트를 할애,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부소장은 “새로운 민주주의가 등장했다는 것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진행돼야 하겠으나 6·10촛불문화제가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줄곧 지적돼온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도 이번 촛불집회에서 분출됐다. 야당이 빨리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