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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압박운동 예상밖 '파괴력'

조중동, 외국계 자동차 광고 비중 높아

민왕기 기자  2008.06.18 14: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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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가 취합한 주요 대기업 광고는 신문사 광고국과 광고대행사의 평가기준으로 유명 건설사, 증권사, 금융사, 항공사, 그룹, 자동차 제조사, 정유사 등입니다. 제약회사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경향, 격려·후원광고 ‘큰 힘’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이 예상 밖의 파괴력을 발휘하면서 해당 보수언론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있다. 이들은 조선 동아 중앙에 광고를 게재한 기업리스트를 공유하고 직접 항의전화를 걸고 있다. 이들이 본격적인 광고주 압박 운동을 시작한 5월말, 중소기업들이 광고 철회를 선언하더니 최근 대기업들도 조·중·동 광고 유보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광고주, 조중동에 광고 유보
실제 본보 분석 결과, 최근 1주일간(6월10일~17일) 조·중·동의 대기업 광고수주는 급감했다. 이 기간 주요 대기업 광고수주 평균은 조선이 3.3건, 동아가 3.1건, 중앙이 2.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 평균(조선 12건, 동아 11건, 중앙 11.4건)과 비교해도 무려 70%나 급감한 수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광고주 압박운동이 본격화된 6월 초부터. 이때부터 시작된 광고 급감 현상은 지난 10일 정점에 달했고 이후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는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국내 금융사, 건설사, 자동차, 전자 등 대기업에 전화를 걸어 조·중·동 광고 게재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KTF, 현대자동차, 미래에셋, 기아자동차, LG 등 많은 대기업들은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전화를 받은 후 최근 조·중·동에 광고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보수신문에 광고를 게재할 경우 항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특히나 조·중·동에 광고를 싣기 어렵다”고 밝혔다.

3사 광고국에서 “거의 패닉이다”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폭스바겐, 아우디, 닛산, 크라이슬러 등 광고주 압박운동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계 자동차 광고에 대한 조중동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단가가 높은 국내 대기업 광고는 이들 신문 지면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한겨레·경향 중소기업 광고 늘어
한편 한겨레·경향은 같은 기간 평균 3~5건의 대기업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조·중·동 3사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대기업 광고 가뭄에 힘겹긴 마찬가지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신문광고의 ‘원턴(one-turn)’ 방식 탓에 조·중·동에 광고가 안나가면 나머지 신문도 광고를 받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광고 패턴이 변하지 않는 이상 반사이익도 미미하는 것이다.

경향 광고국 관계자는 “시민들이 보내주고 있는 격려·모금·후원광고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도 “단가 높은 대기업 광고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문광고 시장이 동반 하락하는 수순이라는 진단도 있다. 전년 대비 광고 매출이 10~20% 가량 감소한 상황이다보니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겨레 경향을 비롯한 한국일보, 문화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 여타 언론사도 대기업 광고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한겨레나 경향에 있어 광고주 압박 운동으로 제약회사나 외국계 기업들이 이례적으로 광고를 의뢰하는 경우는 고무적이다. 네티즌들의 항의와 질타로 한겨레와 경향을 찾고있는 것. 여기에 판매 부수도 점차 늘고 있고 신문 홍보 효과도 만만치 않다.

한겨레 광고국 관계자는 “20년간 한번도 광고를 하지 않았던 기업이 요즘 광고를 의뢰하기도 한다”며 “이런 점들은 광고압박 운동으로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겨레는 최근 10~15개의 중소기업 광고를 새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약광고 등이 단가가 낮아 대기업 광고만큼 재정에 별반 도움이 안된다는 것은 새로운 고민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정당한 소비자 운동’이냐, ‘새로운 광고탄압’이냐. 시민들의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이 새로운 논란거리로 부상하면서 언론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향후 조·중·동 3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