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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항만 기자들 해외출장 '논란'

"전문기사 필요시점에 출장 안돼" vs "조선업·지역경제 발전 고려"

곽선미 기자  2008.06.18 13: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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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항의 화물처리가 마비상태에 이른 가운데, 부산지역 일부 언론사 항만 담당 기자들이 기업체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역 주요 언론사 항만담당 기자들은 1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수빅만 경제자유구역 내 70만평 부지에 조성한 ‘조선소’를 방문키로 했다. 한진중공업이 7천여억원을 투자해 만든 수빅조선소에서 지난달 처음 생산한 1호선의 진수식을 개최한다는 이유다. 행사는 필리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도 참여하는 등 대규모로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론계에서는 화물연대 장기 파업으로 항만 담당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때에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부산MBC를 제외한 부산지역 언론사 기자 6명이 이번 ‘프레스투어’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

부산 일간지 한 기자는 “부산항의 화물 처리가 거의 중단되면서 장치율과 화물 반출입량 등 전문적 내용의 기사가 필요한데도 담당기자들이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조선소와 1호선 방문 등을 제외하면 관광 일정이 많아 외유성 해외취재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인 1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는 운송되길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4단 이상으로 빼곡히 쌓인 가운데 먹구름이 몰려있다. ⓒ뉴시스  
 
실제로 프레스투어의 3박4일 일정 중 첫날인 19일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전철 체험’이 일정으로 포함돼 있으며 사실상 일정의 마지막날인 21일엔 ‘언론사 교류’와 ‘관광 일정’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행사와 일정이 예정된 20일은 ‘수빅조선소’ 투어로 CEO 인터뷰와 선상미팅, 교육훈련원방문, 야드투어 등이 진행된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다른 기자는 “2년 전 혹은 작년 중순 께 같은 장소를 비슷한 이유로 방문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배는 한 달 전에 제작된 것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 시점에 굳이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출장에 참여하는 기자들은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에 펄쩍 뛰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부산지역에 뿌리를 둔 향토기업으로서는 대기업인데다, 조선 사업에서 진수식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파업이 열리기 전 이미 가는 것으로 합의가 됐고 언론사 내부에서도 논의가 끝난 사안이라는 의견이다.

출장에 함께 가는 한 기자는 “화물연대 파업 국면과 출장이 겹친 것은 유감으로 생각하나, 그동안 항만담당들은 파업보도에서 보조역할을 했다”며 “사회부와 항만 2진 기자들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기자는 “우리도 무거운 마음으로 가지만 조선업과 지역경제 발전도 고려해야 하는 거 아니냐. 단순히 외유성이라고 규정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경우가 흔히 논란이 되는데 지역은 서울에 비해 해외출장이 잦은 게 아니라서 식견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