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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현 경기일보 문화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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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부 사건기자들의 생활을 그린 모 방송국의 TV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인들이 TV를 보면서 사건기자들을 생각할 때 ‘기자들이 정말 저렇게 생활하나?’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사실 방송기자와 신문기자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또한 요즘 모든 사건기자들이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다. 여기에 중앙지와 지방지 사건기자들의 차이 또한 크다.
흔히 사건기자라 하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하면서도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를 통칭해서 말하지만 요즘 대다수의 사건기자들은 현장을 직접 가려하지 않는다. 그러니 사건이 발생한 현장 감식이나 보존, 물증 확보 등을 확인하려들지도 않는다. 사건이 일어난 이면이나 정황 등을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경찰서에서 브리핑 하는 것을 받아 적은 뒤 기사로 만들 뿐이다.
하지만 사건기자들 중에서도 경찰서에서 날밤을 지새고 강력사건을 따라다니며 형사들과 함께 일수를 찍는(?), 그러면서도 늦은 밤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쓴 소주로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기자들도 있다.
외근기자의 시계는 새벽 5시부터 초침이 돌아가기 시작한다(사건기자에게 24시간이 따로 없다는 말이 있지만)는 선배의 말이 요즘 새삼 가슴으로 다가온다. 밤새 힘든 전투(?)를 치렀지만 사건기자의 일과는 새벽 5시,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출입하는 경찰서에 들러 정보과 형사와 모닝커피를 나누며 전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또 서장에게는 어떤 보고사항이 올라가는지 귀띔을 받기도 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와 교환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출입처를 점검하고 회사로 들어가면 오전 8시다. 그날 배달된 다른 경쟁지들의 사회면을 훑어보면서 내가 놓친 사건은 없는지 꼼꼼하게 읽어본다. 8시 30분이 돼 부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선배와 차장에게 정보보고를 한 뒤 그날 취재할 것들을 토론한다. 9시20분쯤 아침 편집회의가 끝나면 부장으로부터 그날의 취재지시를 받고 현장으로 뛰어나간다.
현장에서는 취재원으로부터 면박당하기 일쑤고, 잠입르뽀 기사를 쓰기 위해 변장도 하고, 깊은 밤 차량의 시동을 끈 채 어떤 움직임이 있나 마치 형사들같이 잠복하기도 하고….
파김치가 돼 회사에 들어오면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회부 초년병 사건기자 시절은 고달프고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사회부를 떠나 공연장이나 전시회 등을 쫓아다니는 문화부로 자리를 옮겨 차장이란 직함을 단 지금, 직접 사건 현장을 뛰어다니며 기사를 쓰지는 않지만 예전 현장을 뛰어다니며 선후배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지난주 새내기 후배기자들이 8명이나 입사했다. 인사하는 후배들을 보니 예전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간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많이 있다. 특히 신문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사건기자야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새로 들어온 후배 기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건기자의 자세를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