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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으로 밀어붙이면 저항 부를 것"

MBC 민영화 가능한가

장우성 기자  2008.06.11 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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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자산 10조원 미만 기업 지상파 허용”

방송통신위원회가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의 기업이 지상파 방송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로 한 방침이 알려지면서 MBC 민영화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의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높지 않으며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일 경우 저항을 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용으로 작성한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에서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의 대기업이 지상파방송, 보도전문채널, 종합유선방송을 소유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할 계획을 밝혔다. 

현행 방송법에는 ‘지상파 방송사업 및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겸영하거나 그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와 그 계열회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지정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3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으로 한다’고 돼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08년도 출자총액·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에서 3조원 이상의 주요 기업은 LS, 동부, 대림, 현대, 대우조선해양, KCC 등 36개에 달한다.

그러나 MBC 민영화는 아직 현실화되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10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제한이 풀리더라도 당장 지상파 방송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윤호진 책임연구원은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장기적 과제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소유 제한 한도를 20~30조원 정도로 확대하면서 현실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보도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하면 MBC 등 지상파 방송의 입지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소유 제한이 10조원 미만으로 완화되면 태광, 현대백화점 등 거대 MSO, MSP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 

MBC의 소유 문제도 걸린다. 현재 MBC의 소유 지분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70%, 정수장학회 30%로 구성돼있다. 방문진을 해체하고 지분을 민간에 넘기면 정수장학회가 제1주주가 된다. 방송법 상 방송은 특정인이 30% 이상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실상의 관리자로 알려져 있다. 이럴 경우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장학회 지분을 민간에 팔기도 부담이 크다. 박 전 대표가 얽혀 있어 민감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MBC 민영화는 여론의 동향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법리적으로는 국회에서 방문진법을 바꾸면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영방송을 민영화시키려면 압도적인 여론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MBC는 최근 쇠고기 문제 파동 보도에서 국민적 반향을 얻었다. 만약 정부가 MBC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쇠고기 파동 이후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네티즌들은 지난 7일부터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MBC 민영화 반대’ 이슈청원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면 관련  법 개폐가 가능할 수는 있다”면서도 “전제조건은 사회적 합의와 여론의 지지인데 현 정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온다면 저항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