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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초청연설 요지

'6.15 이후 8년의 성과와 남북관계 발전방향'

김성후 기자  2008.06.10 2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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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와 10·4선언 계승해야”
“강대국 정치게임 휘말려선 안돼”

/ 김대중 전 대통령 초청연설 ‘6.15 이후 8년의 성과와 남북관계 발전방향’ /



   
 
  ▲ 10일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강연하고 있는 김대중 前 대통령  
 
6.15는 우리 민족의 운명의 자주적 해결을 선언하고, 남북연합체적인 단계적 통일방안 수용과 전면적 교류 협력에 대한 합의를 이룬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6.15 공동선언 이후 지난 8년간 우리는 많은 성과를 이룩해냈습니다. 남북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경제적, 문화적 교류 협력과 인적왕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민심이 크게 변화했고, 북미관계 개선에도 기여했습니다.
6.15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간 이룩한 합의는 끈기 있는 생명력을 발휘하며, 한반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도 더 한층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화해 협력을 통해 공동승리하는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6.15공동선언에 대한 성과를 기초로 해서 이제 한반도와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 몇 말씀드리겠습니다.

/ 인도적 차원의 쌀·비료 제공을 / 지금 남북간에는 경색국면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타개해서 다시 활발한 교류협력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남측은 6.15와 10.4 양 선언을 계승할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6.15는 남북 정상이 공동으로 서명한 최초의 문서입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6.15와 10.4선언을 수용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쌀과 비료의 제공을 천명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다시 우호적 협력관계로 되돌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협력을 서둘러야 합니다. 북미관계가 개선될 전망이 크고, 또 북일관계도 진전되면 북한은 일본을 비롯해서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자본의 유입과 투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각종 개발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호기를 활용하는 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안보 협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에 의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전쟁 당사자에 의한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군축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고 불가침 조약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동북아 안보체제가 실현될 것입니다. 이미 6자회담에서 합의된 바에 따라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체제에 대한 논의가 예정되고 있습니다. 남북이 평화와 안보를 진전시키고, 한미가 공동방위체제를 유지하고, 6자회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를 보장하는 3중의 조치가 될 때, 냉전종식과 한반도 평화 협력의 시대는 튼튼하게 실현될 것입니다. 남북 양측의 번영, 발전도 풍성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 잘못하면 우리만 소외 / 우리의 앞날에 대한 전망에 상당히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권이 북한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갈 때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대로 오래가면 사태가 악화될 것입니다. 북한은 통미봉남의 정책을 진전시킬지도 모릅니다. 현재 부시 정권은 임기 말의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핵문제 해결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본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우리만 소외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6.15와 10.4선언의 계승을 선언하여 북한에 믿음과 회담복귀의 명분을 주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종전의 예에 따라 비료와 식량을 조속히 지원한다는 것을 천명하여 북한이 이 대통령의 선의를 믿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결단을 이 대통령이 내린다면 남북대화는 풀리고 상호 교류 협력의 시대가 촉진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우리는 6자가 참가하는 한반도 정치게임의 와중에 있습니다. 잘하면 우리는 6자에 의한 동북아 안보체제의 실현 속에 평화와 안정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하면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휘둘려서 영원한 분단과 민족간 상극의 시대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성공하는데 결정적인 것은 북한과의 신뢰와 협력의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남북의 이익이 일치하고 공동승리의 미래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있기를 부탁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