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과 KBS본부(위원장 박승규)의 해묵은 갈등이 풀릴까.
최근 언론노조와 KBS본부 갈등의 핵은 조합비와 정연주 사장 문제에 대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조합비 문제는 물꼬를 텄다. 정 사장 건은 봉합은 했으나 앙금이 남았다.
KBS본부는 4일 비상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미납 언론노조 조합비 중 중앙집행위원회가 ‘조직 정상화’를 선언한 지난 3월부터 밀린 6천여만원을 내기로 했다. 이달 중 완납이 전망된다.
조합비 납부를 중단했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내지않은 조합비 납부에는 단서를 달았다. KBS본부가 언론노조 측에 요구한 규약 규정개정안이 이행되면 낼 방침이다. 뼈대는 △사무처 직원의 선거 중립 의무화 △사무처 직원의 중집 의결권 박탈 △외부 인사의 감사 참여 등이다. 이 규약규정 개정안 역시 다음 달 초 열릴 대의원대회에서 통과가 유력시된다. 언론노조 측은 KBS본부가 요구하는 이상의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미납 조합비 문제로 본격적인 마찰을 빚은 것은 지난해 7월부터. KBS노조가 언론노조 회계부정 사태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조합비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본부 조합원은 4천여명이다. 언론노조 소속 전체 조합원 1만6천여명의 4분의 1 가량이다. 전체 조합비 중 KB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된다. 언론노조 측에는 타격이 컸다.
정연주 사장 진퇴 문제에서도 KBS비대위 회의를 계기로 양쪽은 한발 물러섰다. 언론노조는 일단 KBS본부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KBS본부는 언론단체와 연대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고 정연주 사장 퇴진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언론 노동운동계의 한 관계자는 “KBS본부는 정 사장 퇴진 문제에 너무 집착하고 시민사회와 연대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언론노조 역시 방송계 개편 정국의 핵인 KBS 문제를 푸는 데 KBS노조를 두고 갈 수는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사장 문제에서 양측은 아직 서로 이견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KBS 내부에 정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당선된 현 노조 집행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언론노조 역시 정 사장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정 사장 진퇴문제와 ‘공영방송 사수 투쟁’은 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정 사장 문제는 KBS본부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고, ‘방송의 공공성 사수 투쟁’이라는 큰 틀에서 투쟁의 방식, 시기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노조는 기본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을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정 사장 문제는 부차적이며 핵심은 ‘공영방송 지키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