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보도로 쇠고기 파문을 주도했던 방송들이 최근 촛불집회 관련보도에서는 심층성·적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촛불집회가 정부의 쇠고기 재협상 요청과 고시 연기를 이끌어냈으나 상대적으로 방송보도의 비중은 적었다는 지적이다. 최근엔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언론과 네티즌들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적극 고발하면서 방송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촛불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던 지난 4일간의 방송보도를 살펴보면 KBS, MBC, SBS, YTN 등 방송4사는 메인뉴스에서 평균 3∼5건의 촛불시위 관련 내용을 다뤘다. 적은 리포트(꼭지)는 아니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아쉽다는 평가다.
지상파3사 중에선 SBS 보도가 가장 눈에 띄었다. SBS는 6∼7꼭지를 관련기사로 처리하고 첫 보도부터 연달아 집회기사를 내보냈다. SBS는 ‘물대포에 경찰특공대까지 투입’‘밤을 잊은 거리시위…12시간의 긴박했던 상황’‘이게 2008년 대한민국입니까’ 등의 기사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KBS는 1일 메인뉴스에서 5꼭지의 촛불집회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KBS는 톱기사에 잇달아 촛불집회 기사를 보도, 비중있게 처리했다. MBC는 같은 날 촛불집회를 4번째로 다루면서 총 4건의 리포트를 집회 기사로 다뤘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가 10만 여명에 달한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1일 오전까지 약 12시간 동안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하고 일부 시민이 크게 부상당하는 등 격렬한 시위가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축소 보도했다는 지적이다.
촛불집회 관련 보도가 미흡했다는 분석은 2∼4만 여명이 운집한 31일, 30일자 방송보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기간에는 또 일부 시민이 다치는 등 이미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었으나 방송들은 평화시위, 축제적 분위기를 전하는 등 피상적 접근에 그쳐 비판을 받았다. 31일 KBS는 첫 보도에 이어 모두 3꼭지의 촛불 문화제를 다뤘다. 30일에는 6,7번째 꼭지에서 ‘최대 규모’라는 팩트만 전달했다. MBC와 SBS도 비슷한 내용으로 각각 3건씩 보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은 지상파방송들이 2003년 탄핵사태, 월드컵 응원실황·중계를 다뤘던 것처럼 실시간 생중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으며 온라인 서명운동도 펼치고 있는 상태다.
지상파와 별개로 보도전문 채널 YTN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스전문 채널임에도 지상파와 비슷한 수준의 꼭지 수가 보도되고 있으며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YTN 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2백건 이상의 항의성 시청자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현상을 심층진단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기능을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연우 상임대표는 “촛불집회가 쇠고기 국면으로 촉발됐지만 현재는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총체적 지적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현장감있게 담아내는 역할을 방송들이 담당해야 한다. 시의적절한 속보는 물론, 사회·정치적 의제를 설정하는 심층적 보도들도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