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재단에 대한 정부 기관 감사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박래부 이사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퇴 종용을 거부한 뒤부터여서 현실화할 경우 사퇴압박 수단으로 감사를 활용한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언론재단 한 관계자는 “최근 여러 곳에서 언론재단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부가 아닌 사정기관에서 재단의 여러 경로를 통해 그런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은 올해 문화부의 정기종합감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문화부 감사관실 관계자도 “언론재단은 올해 종합감사 대상 기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기감사가 통상 연초 감사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언론재단에 대한 감사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애초 예정된 감사 대상기관을 제외하고 전격적으로 감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실제 문화부는 올해 1월에 선정한 감사기관 중 국립 경주·대구·광주 박물관 등의 감사를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게임물등급위원회 등 세 기관으로 변경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지난 4월23일부터 8일, 신문발전위는 지난 5월19일부터 10일간 각각 감사를 받았다. 또 신문유통원은 오는 11~20일 감사가 예정돼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단체 기관장 모두 참여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다.
신문유통원 관계자는 “3월말쯤 감사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설립한 지 3년도 안된 신생기관을 감사하고, 그것도 갑자기 대상을 바꿔 감사하겠다는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은 언론 보도 이후 잠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2일 문화부가 박 이사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 ‘제고 공문’을 보낸 정도다.
그런 가운데 3일 한 언론보도가 눈에 띄었다. 서울신문은 이날 문화부가 언론재단,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을 하나로 통폐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하면서 언론재단의 ‘잉여인력’을 시급하게 정리해야 할 부분으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재단의 경우 전직 이사장들이 데려온 운전기사 10여명이 이사장 퇴임 후에도 재단에 남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등 불필요한 인력을 정리하는 게 급선무”라는 문화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4개 기관이 통폐합될 경우 언론재단의 인력이 우선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재단 직원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방만 사례로 꼽힌 운전기사 부분은 재단 직원들도 모르는 사안이었다. 문화부가 언론재단에 대한 광범위한 첩보를 갖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언론재단 측은 “운전기사 문제는 10년 전에 있었던 일로, 대부분 퇴직하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서 “왜 이제서야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