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KBS 정연주 사장, 한국언론재단 박래부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 YTN 사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사장’ 논란 등이 일면서 진보성향의 언론과 언론시민단체들이 “정권의 언론 재편 음모”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성명을 내고 “KBS 이사장 사퇴와 특별감사, YTN과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에 측근을 기용 시도, MBC에 대한 민영화 논의 등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라고 규정했다.
한겨레는 15일자 사설에서 “전임자를 내쫓다시피 하고 대통령 참모들을 그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니, 정권의 방송 장악이라는 말 이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언론단체들은 언론기관장 교체 시도는 물론 포털사이트 다음에 대한 세무 조사, 국민일보 기사 삭제 요청 등에서 나타나듯 정부가 ‘언론 길들이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권의 행보는 비판적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앞선 상태에서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나타나는 난맥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KBS 정연주 사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언론재단 역시 지난해 이사장 취임 당시부터 잡음이 있었다”며 “총선이 끝나면서 그동안 미뤄뒀던 현안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미디어 관련 전략을 조율할 ‘콘트롤 타워’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디어 관련 부처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나뉘면서 저마다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주에서야 기획조정실장 인사를 마무리 짓는 등 출범 석 달이 되도록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로 KBS 문제 등 최시중 위원장의 잇딴 문제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문화부는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최근의 방송법 개정 논란도 한 예.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23일 출입기자와의 오찬에서 방송법 개정과 관련, 연내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문화부 신재민 차관의 “미디어 관련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일괄 개정하겠다”는 발언은 사전협의가 없었던 것이라며 “9월 미디어 관련법 일괄 개정에 대해선 “유(인촌) 장관이 ‘오버했다’고 사과했다. 신 차관이 할 얘기가 아니잖는가. 내가 시비 걸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내에 ‘21세기 미디어발전특위’가 설치됐으나 전체 큰 그림을 잡는 역할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한 언론계 인사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 오역 문제 등 여러 가지 논란에서 나타나듯 최근 정부의 국정 운영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언론 정책도 마음만 앞선 나머지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