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사장은 26일 오전 열린 임원 회의에서도 특감 실시 등 최근 현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사장의 “퇴진 불가”라는 생각은 변화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은 더욱 ‘물러나고 싶어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이다. KBS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정 사장에게는 퇴로가 없어졌다”고 정리했다.
정 사장을 집권세력의 대척점에 놓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전방위 압박을 가해 이미 ‘개인 정연주’로서 선택권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최근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KBS이사회의 한 이사도 “이런 정치적 구도에서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주변 충고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의 KBS가 아니라 KBS의 정 사장’일 뿐인데 정권이 그를 괴물로 만들어버렸다”며 “이는 방송의 실정을 모르는 정권의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 주변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의 살아온 이력을 봐도 그렇고 이제 지사(志士)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저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사장도 평소 ‘명분없이 물러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이 한동안 수세에 몰렸으나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 이명박 대통령의 연이은 난맥상에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광우병 보도로 MB 지지율 하락’ ‘KBS 사장 사퇴’ 발언 등 정권이 ‘악수’를 둬 입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정 사장 주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이 정 사장을 방송개혁 진영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내가 아는 정 사장은 그런 짐을 짊어질 사람”이라며 “무리수를 두면 둘수록 정 사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