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정권 무리수, 정연주 사장 입지 커졌다

장우성 기자  2008.05.28 13:47:33

기사프린트

김금수 이사장의 사퇴, 감사원의 특감 결정, 연이은 여권 관계자의 사퇴 종용 발언 등등 KBS가 ‘태풍의 눈’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관심은 온통 KBS 정연주 사장에게 쏠려있다.

정연주 사장은 26일 오전 열린 임원 회의에서도 특감 실시 등 최근 현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사장의 “퇴진 불가”라는 생각은 변화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은 더욱 ‘물러나고 싶어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이다. KBS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정 사장에게는 퇴로가 없어졌다”고 정리했다.

정 사장을 집권세력의 대척점에 놓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전방위 압박을 가해 이미 ‘개인 정연주’로서 선택권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최근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KBS이사회의 한 이사도 “이런 정치적 구도에서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주변 충고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의 KBS가 아니라 KBS의 정 사장’일 뿐인데 정권이 그를 괴물로 만들어버렸다”며 “이는 방송의 실정을 모르는 정권의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 주변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의 살아온 이력을 봐도 그렇고 이제 지사(志士)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저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사장도 평소 ‘명분없이 물러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이 한동안 수세에 몰렸으나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 이명박 대통령의 연이은 난맥상에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광우병 보도로 MB 지지율 하락’ ‘KBS 사장 사퇴’ 발언 등 정권이 ‘악수’를 둬 입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정 사장 주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이 정 사장을 방송개혁 진영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내가 아는 정 사장은 그런 짐을 짊어질 사람”이라며 “무리수를 두면 둘수록 정 사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