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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언론사 대표들, 건설사장 탄원서 '파문'

경제파탄 이유 불구속 주장…언론계 반발

곽선미 기자  2008.05.21 15: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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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언론사 대표들이 한 건설사 사주에 대해 불구속 상태서 수사를 받게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 파장이 일고 있다.

매일신문 이용길 사장, 대구일보 이태열 회장, TBC(대구방송) 이노수 사장, 대구KBS 윤덕수 총국장 등 언론사 대표들은 지난 6일 재판부에 건설 시행사 대표 박 모 씨를 “불구속 수사 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박 모 대표는 대구 범어동에 1천5백여세대 50여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시행사인 ‘해피하제’의 대표로 1백억원의 공금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박씨가 구속될 경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위한 탄원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장, 은행장, 수성구청장 등도 함께 탄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사 노조는 즉각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대구지역 언론·시민단체도 성명을 내고 이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대표 강길호)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비리 건설업체 구명 나선 언론사 대표는 대구시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역 언론사 대표들이 비리 혐의로 수사 중인 관계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작금의 행위는 ‘언론 독립과 자유’를 스스로 버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19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언론사 대표들과 함께 탄원서를 작성한 김범일 대구시장에 대해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매일신문, TBC, 대구KBS의 노동조합은 각각 성명을 내고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책마련을 촉구했다.

언론사 대표들이 탄원서를 낸 다음날인 7일 박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대구지검은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은 물론, 언론사 대표들까지 탄원서에 동참하면서 ‘정관 및 언론계 로비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지역 언론계는 검찰 수사에서 언론계 로비의혹이 불거질지에 대해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인·허가에 연루된 공무원들의 명단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역 언론들도 일부 연루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노조 위원장은 “현재 공직자 비리가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 언론사에 대한 부분은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 언론사를 포함, 로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다시 적극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