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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MB 측근 낙하산' 총대 멨나

언론재단 박 이사장 갑작스런 사퇴 종용 석연치 않아

김성후 기자  2008.05.21 1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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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부가 한국언론재단 박래부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을 넣으면서 공익적 미디어 진흥기구를 지향하는 언론재단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프레스센터 15층 언론재단 이사장실과 임원실. <민왕기 기자>  
 
언론계 MB코드 재편 신호탄 관측도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MB)과 대선 당시 언론특보들의 만찬 회동 이후 한국언론재단 박래부 이사장에 대한 사퇴 종용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 측근 인사들의 자리를 본격적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가 박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위의 지시’라고 에둘러 용퇴를 촉구한 것은 자신보다 큰 ‘힘’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 대통령 측근 언론계 인사들의 이름이 방송사와 방송 유관단체의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사퇴 압박 부쩍 심해”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로 활동했던 사람들은 대략 40여명. 이들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에 들어가거나 지난 4·9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특보는 10여명에 불과하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나머지 인사들은 사실상 야인생활을 하고 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지난 10일 청와대 안가에서 열린 언론특보 모임에서 이런 불만이 터져 나왔고, 일할 자리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들의 요구에 청와대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문화부의 언론재단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은 이런 연장선에 있었다는 얘기다. 언론재단에는 이사장을 포함해 4명의 상임이사가 있다. 이사장을 퇴진시키면 4명의 자리를 논공행상할 수 있는 셈이다. 문화부가 갑작스럽게 언론재단 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진 사퇴 압박은 지난 3월20일 유인촌 장관이 국립민속박물관 업무보고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많은 분께 마음속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과하면서 잦아들었다. 그런 기류를 반영할 경우 문화부의 박 이사장에 대한 직접적인 사퇴 종용은 이례적이다.

최근 낙하산 인사를 챙긴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데도 오히려 이사장의 용퇴를 정부광고 대행업무 또는 예산지원 등과 연계하며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도 문화부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장에 대한 용퇴 요구는 없었다.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최근부터 이사장에 대한 사퇴 종용이 부쩍 심해졌고, 압박 수위 또한 한층 거세졌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김기홍 정책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MB특보들이) 만났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사퇴 종용에 대해선 “최근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이 사퇴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얘기를 꺼낸 것이다. “‘위의 지시’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강기석 신문유통원장과 장행훈 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에게는 아직까지 사퇴 압력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정책관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의 임기는 올 10월 만료된다. 5개월만 있으면 자연 교체가 확실한데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언론장악 효과 동시에 노려
박 이사장에 대한 자진 사퇴 압력은 이른바 노무현 정부 의 이념과 정책에 보조를 맞춘 코드 인사를 퇴진시킴과 동시에 방송 등 언론계 곳곳에 MB와 코드가 일치하는 측근을 배치함으로써 언론을 장악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멘토’ ‘정치적 후견인’으로 불리는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최근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이름이 방송사와 방송 유관단체의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단적인 사례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대선 캠프에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방송이나 언론단체의 수장이 그 순간 언론의 공공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