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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잘 따져보면 먼 친척쯤 될수 있겠습니다"

남북언론인 대표자 회의 이모저모

민왕기 기자  2008.05.14 1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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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측 기자가 한겨레 김동훈 기자의 수첩에 남긴 육필편지.  
 
북측 기자 ‘통일 전상서’

“아버님 통일이 되는 날까지 건강하십시오. 그리하여 통일이 돼서 고향 평양에 꼭 오셔야 합니다. 그날까지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칩시다.”

한겨레신문 김동훈(기자협회 부회장) 기자의 취재수첩에 북측 기자가 육필 편지를 남겨 잔잔한 감동을 줬다.

김 기자의 부친은 평양 선교리 출신으로 평양사범학교에 재학중이던 1951년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부모님과 누님 1명, 동생 7명을 남겨둔 채 홀로 남하한 것이다.

8일 금강산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언론인 만찬에서 이런 사연을 들은 북측 기자는 즉석에서 육필 편지를 써주며 김 기자 부친의 건강과 통일을 염원했다.

김 기자는 북측 기자에게 “평양에는 제 조카들도 많이 자라고 있을 것”이라고 했고 북측 기자는 “우리도 잘 따져보면 먼 친척쯤 될 수 있겠다”고 하며 함께 웃었다고 한다.

김 기자는 남측언론인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이 사연을 공개해 남측언론인들에게 통일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했다.

“쭈욱 냅시다”로 웃음바다
만찬장에 취기가 오르자 각 탁자마다 “쭈욱 냅시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져 나왔다. 북측에서는 남측의 술자리 용어인 ‘원샷’ 대신 “쭈욱 냅시다”란 구호로 분위기를 돋운다고 한다.

남측 언론인들끼리의 술자리에서도 ‘쭉 냅시다’가 인기. 처음 방북한 남측의 젊은 기자는 건배사 제의를 받자 “‘쭈욱 냅시다’라는 말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바다. 지난 2006년 금강산, 2007년 평양에서도 “쭈욱 냅시다”가 단연 인기였다고 한다.

“기자끼리 무슨 취재예요?”
KBS 시사투나잇 취재팀이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에 동행, 남북언론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원종일 VJ는 행사장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기록하며 하루종일 고군분투, 원종일이라는 이름 대신 ‘온종일’이라는 별명을 받기도. 

그러나 북측 기자들의 인터뷰를 따내기가 어려워 한 때 곤혹. 조선중앙통신의 한 기자가 “기자끼리 무슨 취재입니까”라며 화를 버럭 냈던 것.

북측에 따르면 기자가 기자를 취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그러나 북측에선 기자가 일반인이나 공무원을 취재할 경우 취재거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우왕좌왕 통일부
통일부가 대회 하루전인 6일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 참가자들에게 확약서를 요구해 논란.

남측언론본부 참가자들은 7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긴급회의를 가졌으나 힘들게 잡은 일정인 만큼 통일부의 방침을 수용, 추후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 하루 전 나오기로 했던 방북증도 나오지 않아 임시 방북증을 발급, 빈축을 샀다.

참가자들은 새정부와 통일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향후 남북 관계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