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 논쟁이 보수신문과 KBS·MBC 사이에서 치열하다. MBC PD수첩이 방송된 지난달 29일 이후 보수신문은 일제히 사설과 칼럼에서 ‘광우병 괴담을 퍼뜨린 당사자’로 방송을 지목하며 자극적·선정적 보도로 국민 정서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탄하고 나섰다.
◇보수신문 주장 조선일보는 1일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라는 사설을 통해 “TV가 의도를 갖고 여론을 몰면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줬다. TV의 괴력은 언제든 TV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일에도 조선은 ‘정부는 ‘쇠고기’를 ‘미선이·효순이 사건’처럼 키울 셈인가’라는 사설에서 “MBC PD수첩이 광화문 네거리에 휘발유를 끼얹는 보도를 했다”며 “TV 등 일부 매체의 유언비어가 소재를 제공, 반미의 운동장으로 삼으려는 세력의 움직임과 합쳐졌다”고 적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1일 ‘광우병 부풀리는 무책임한 방송들’이라는 사설에서 “일부 방송들이 미국산 쇠고기 재개방을 앞두고 광우병 공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은 동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아는 4일 ‘다시 ‘촛불’로 재미 보려는 좌파세력’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부 방송의 단정적이고 과장된 보도로 촉발된 이번 논란은 진실과 거리가 먼 황당한 소문까지 덧붙여져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8일 동아는 사설 ‘광우병 부풀리기 방송, 진짜 의도 뭔가’에서 방송들이 ‘광우병’을 적극 보도한 이유를 MBC·KBS의 민영화와 연관지으며 “새 정부에 의한 민영화와 방송구조 개편을 막기 위해 정권 무력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방송 윤리마저 팽개치는 행태는 방송개혁의 당위성을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칼럼에선 더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조선은 6일 ‘양상훈 칼럼-TV에 의한, TV를 위한 광우병’이라는 글에서 “광우병 공포는 10년 전보다 커졌다. 과도한 광우병 공포를 촉발시킨 것도 TV이고, 그 공포를 매일 끌고 가는 것도 TV”라고 주장했다.
◇KBS·MBC 주장 이에 MBC와 KBS는 정치적 이유로 방송이 쇠고기 파문을 조장하고 있다는 보수신문들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MBC는 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고 비판하는 부분은 ‘안전한가’‘우리정부가 제대로 협상을 했는가’”라며 “MBC를 포함한 많은 언론들은 이 문제를 집중 보도해왔으나 정부와 보수신문들은 일부 세력의 정치적 의도에서 찾으려 했다”고 반박했다.
MBC는 “조선 중앙 동아는 정부와 비슷한 논지를 펴고 있다. 방송이 근거 없는, 과장된 보도로 국민을 선동했고 여기에 네티즌이 가담하고 청소년들이 휘둘려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11일 미디어포커스에서 광우병을 둘러싼 보수신문들의 보도 태도를 짚었다. 미디어포커스는 “조선, 동아, 중앙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 그럼에도 방송과 인터넷이 괴담을 퍼뜨렸다고 보도했다”면서 “반미 좌파 세력의 선동으로 국민들이 근거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는 입장이었다”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포커스는 “처음에는 일부 신문사들이 MBC의 PD수첩을 비난했으나 지금은 방송과 인터넷 매체에 대한 비난으로 확산됐다”며 “경향신문도 사설과 칼럼을 통해 보수언론의 이중성을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연우 상임대표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다른 매체를 왜곡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방송이 왜곡, 과장, 선동을 했다면 명확하게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나의 사안을 놓고 관점이 다르다면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근거를 갖고 보도해야 옳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