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임스 김연세 기자의 폭로 발언 이후 청와대의 무분별한 비보도 요구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기자단이 나서 청와대의 취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출입기자단이 김 기자에게 1개월 출입정지 조치를 내린 것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연세 기자는 8일 광우병 관련 국무총리 담화 발표 이후 질의 응답에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민간업자의 몫이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 김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때 미국 CEO와 간담회에서 쇠고기 협상 타결을 밝혔으며, 한국인 참석자가 박수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관 대변인 및 청와대 관계자들이 “농림부가 공식으로 발표할 것이니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빼달라. 박수치는 모습이 나가면 국민들이 좋아하겠느냐”고 요구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출입기자단은 즉석 표결을 통해 청와대의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대통령의 쇠고기 관련 발언을 보도했다.
발언을 한 김 기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청와대가 쇠고기 문제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점을 비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은 이동관 대변인 및 청와대 측이 비보도 요구를 남발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한 출입기자는 “문제의 본질은 청와대가 오프와 엠바고를 남발하는 데 있다”며 “ 기자단도 앞으로 오프와 엠바고를 받아들이는데 좀 더 보수적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국가 안위 등 중요한 사안도 아닌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일일이 비보도와 엠바고를 거는 자세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기자단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비보도, 엠바고 등 요구에 기자들이 이끌려가고 있다는 말이다.
김 기자에 대한 출입정지 조처도 기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출입정지 사유는 이동관 대변인의 백그라운드브리핑에서 발언을 이번 기자회견에서 실명으로 밝혔다는 것, 이전 미국 방문 때 비보도하기로 약속한 ‘오바마, 힐러리의 FTA 반대’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대통령 미국방문 때 이동관 대변인은 기자단에 이명박 대통령의 오바마, 힐러리 FTA 관련 발언, 한국인의 동남아 국가 비하 경향 발언, 쇠고기 시장 개방 발언 등 4가지를 비보도로 해달라고 요구했으며 기자단은 표결을 거쳐 앞서 두가지는 쓰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보통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발언도 종종 실명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어겨도 특별한 제재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문을 나타내는 기자들도 있다.
최근 청와대 취재에서 비서실동 개방도 미뤄지고 수석비서관은 거의 통화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부분 대변인의 말에 의존하는데, 그것마저 익명으로 해달라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요구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방문 당시 발언 보도 문제는 징계가 필요하다면 당시에 했어야 했는데,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징계 사유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출입기자는 “기자들이 청와대에 대해 좀더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이런 취재관행을 바꿔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자들이 정부와 도매금으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