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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검증소홀 광우병 파동 불렀다

"공론장 형성 실패…'인터넷 괴담' 확산 불러"

장우성 기자  2008.05.07 14: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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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MB 탄핵투쟁연대 제주모임이 6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MBC ‘PD수첩’ 보도로 촉발된 ‘광우병 파동’은 주요 언론이 사전에 쇠고기 문제에 대한 공론장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당시 미국 쇠고기 개방을 전면 수용할 때도 주요 언론들은 광우병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

양국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 주요 신문의 관련 1면 기사 제목을 보면 ‘LA갈비 이르면 내달 들어온다’(조선일보)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중앙일보) ‘LA갈비 다시 들어온다’(동아일보) 등이다.

이들은 “쇠고기 시장을 개방해 한미FTA가 탄력을 받게됐다”는 내용의 해설기사를 내보냈다. 우려는 농민단체의 반응을 짧게 다뤘다. 정부의 대책도 축산 농가 관련 부분만 부각돼 보도됐다.

최근 광우병 논란에서 찬반을 떠나 공통적으로 문제로 지적하는 광우병 발생 시 재협상 불가 등 독소 조항에 대해서도 꼭지를 따로 할애한 것은 조선일보 뿐이었다.

사설에서는 쇠고기 문제를 해결했으니 한미FTA 발효를 서둘러야 한다는 논지가 주를 이뤘다.

한편 한겨레는 사설 ‘졸속과 무대책으로 내준 쇠고기 시장’에서 정부의 시장 개방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경향은 사설 ‘동맹만 외치다 국익 밀려날 수 있다’에서 쇠고기 문제를 언급했다.


지상파 방송 3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KBS가 18일 뉴스9에서 ‘개방폭 확대, ‘국민 건강’ 문제 없나’라는 한 꼭지를 다뤘을 뿐이다. MBC와 SBS는 당일 국내 쇠고기 시장의 타격과 축산 농가 대책만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언론이 쇠고기 수입 개방에 대해 공론장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해 국민적 충격과 파문을 불렀다고 분석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이 결정되자 주요 언론은 다 끝난 일이라는 식으로 보도했을 뿐 국민 건강권 우려 등에 대해서는 적절히 지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통해 성찰하고 차분하게 토론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림대 최영재 교수(신문방송학)는 “정부와 언론 등 제도권에서 국민과 쇠고기 문제에 대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사전에 이뤄내지 못해 인터넷 상에서 각종 ‘괴담’ 수준의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경우 같은 사안을 놓고도 어떤 정부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지는 ‘정파지’적 성격을 드러내 국민은 언론을 더욱 믿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BC PD수첩은 13일 광우병 관련 후속편을 내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