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이하 방통위)가 지난 21일 ‘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IPTV법)’을 최종 확정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시행령에 담긴 ‘콘텐츠동등접근 조항’을 둘러싼 사업자간 갈등 때문. 케이블TV업계가 IPTV사업자인 한국통신(KT)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지상파방송사들도 콘텐츠동등접근 방침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반대로 위성방송사업자와 IPTV사업자들은 조속한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유세준)는 “콘텐츠 동등접근 조항은 사업자의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IPTV플랫폼 우위의 특혜성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콘텐츠 사업자의 의무적 제공을 담보하려는 성격이 강해 사적 계약의 자유 조항을 제한한다”며 “플랫폼에 대한 협상력을 저해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PP사업자들은 시행령의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함께 제기하고 있다. IPTV법 시행령 19조에 명시된 ‘콘텐츠 동등접근권’의 근거가 되는 제20조 규정에서 콘텐츠의 단위를 ‘프로그램’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를 ‘채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럴 경우 광고 효과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기 어렵기 때문에 PP사업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콘텐츠 동등접근권(PAR·Program Access Rule:프로그램접근규칙)을 UAR(Universal Aceess Rule), 보편적접근권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재송신 문제에 있어 과거 플랫폼마다 다르게 적용되던 선례를 깨고 사실상 재송신의 의무화를 강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방송이 다른 플랫폼에 재송신될 경우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돼 왔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권역별 재송신으로, 위성DMB인 TU미디어는 MBC와 KBS, EBS만 재송신 허가를 받았다.
SBS 한 관계자는 “동등접근권으로 인해 다른 플랫폼도 재송신을 요구할 수 있다”며 “IPTV사업자와의 협상에서 협상력이 낮아진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콘텐츠 동등접근권을 조속히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30일 방송법 개정을 통한 콘텐츠 동등 접근권의 조속한 도입, IPTV에 대한 요구사항을 담은 건의문을 방통위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이프는 “신규 매체인 IPTV의 콘텐츠 동등 접근 논의와 함께 위성방송에 대한 채널 공급 거절 문제 등도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IPTV사업자인 KT는 “오히려 콘텐츠 동등접근권을 강화해 주요 등록 프로그램을 명시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 미디어본부 심주교 상무는 29일 한 토론회에서 “채널 확보가 IPTV의 성공 요건이므로 콘텐츠 제공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합리적 대가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제공받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산업연구팀 최세경 책임연구원은 “프로그램을 정의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방통위에서는 고시로의 위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래선 안된다”며 “프로그램에도 PAR를 적용하는 것인지, UAR을 도입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