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이번달 단행한 인사에 뒷말이 많다.
먼저 ‘정연주 사장의 인물’로 불렸던 인사들이 일선에서 물러나 해외 자회사로 이동한 점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프로듀서 가운데 정 사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해랑 전 1TV편성팀장이 KBS재팬 사장으로 옮겼다. 그는 비서팀장, 경영혁신팀장 등을 거쳤다. 행정직 가운데 측근으로 거론되는 은문기 전 글로벌전략팀장은 KBS아메리카 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이 측근을 해외로 피신시킨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KBS의 한 관계자는 “해당 팀에서 KBS재팬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장 팀장을 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KBS에서 격변기를 잘 수습할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인데 오해를 살 여지를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6일 발표된 17명의 팀장급 인사도 해석이 다양하다. KBS는 팀제 실시 이후 다른 언론사의 직제와는 다소 달라졌다. 국장, 부장, 차장 직급이 없고 팀장으로 통일돼있다. 이 때문에 KBS에서 팀장급 인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전 ‘일요진단’을 진행했던 유연채 보도총괄팀장은 TBC 막내 기수 출신으로서 배려를 받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사장 논란에서도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이다. 대인 관계도 원만해 격변기에 적절한 인물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등 주요 팀장이 모두 교체된 점도 주목된다. 정치팀장에는 강선규 전 국제팀장이, 경제팀장에는 박상현 1TV뉴스팀 데스크, 사회팀장에는 탐사보도팀장을 거쳐 보도총괄팀에 근무했던 김의철 기자가 임명됐다. 이중 정치, 사회팀장이 전북 출신이며 강 팀장은 전주고를 나왔다. 박권상 사장 시절 ‘전언회’(全言會)가 사내 요직을 차지했던 이래 이 지역 인사들이 중용된 점이 아이러니하다는 뒷이야기다.
한편 KBS노조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 사장이 또 다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인사 발표 뒤 성명을 내고 “정 사장이 회사 안팎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사를 강행했다”며 “들고 날 때를 분명히 알아야 할 사람이 이 시기에 인사를 단행한 것 자체가 지극히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보도본부의 한 관계자는 “사장 거취 논란에 대선․총선을 거치면서 인사가 계속 늦어져 술렁이는 분위기가 많았다”며 “언제까지 늦출 수 없는 노릇이고, 어차피 인사를 해야 할 시점이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