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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차관 오만인가 독선인가?

언론계 "조중동 위주 시장 재편" 비판

김성후 기자  2008.04.29 17: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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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에서 미디어 관련법 일괄 개정을 추진하겠다’
‘언론계의 5공 잔재를 청산하겠다’
‘신문 방송 통신 자본 간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매체는 자유롭게 퇴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사진)이 지난 25일 한국언론학회 방송학회 등 4개 학회가 공동 주최한 학술세미나에 이어 25, 27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현 정부의 언론 정책 방향에 대해 언론계의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미디어 관련법 처리시점을 9월로 못 박은 데 대해 언론·시민단체에선 충분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무시하는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신문법, 방송법, 언론중재위법, 뉴스통신진흥법, 방송문화진흥법 등 어느 법안 하나 구체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처리 시점부터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채수현 정책국장은 “부처간 의견이 엇갈리는데다 언론단체 등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신 차관이 희망한대로 일괄 개정은 힘들 것”이라며 “일단 법안을 일괄 상정해놓고 추이를 지켜보면서 제일 약한 부분부터 처리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언론계에 시장주의를 적용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선 비판의 강도가 훨씬 세다.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현 신문시장에서 시장주의를 적용할 경우 조선 중앙 동아-기타 일간지간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 다양성 보장보다는 매체 난립 해소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발언은 사실상 조선 중앙 동아 등 거대 신문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자본력 있는 신문사 위주로 신문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신문방송학)는 “규모의 경제를 외치는 순간에 지역미디어, 중소미디어, 진보적 미디어는 사라질 것”이라며 “기득권 언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미디어를 격려하고 도와줄 생각 안하고 퇴출 운운하는 것은 지배적 사업자를 위한 발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언론계 ‘5공 청산’과 관련해 신 차관이 밝힌 ‘MBC의 소유구조 정상화’는 ‘1공영 다(多)민영 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봤을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는 “반드시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소유구조 개편 문제가 제기될 경우 민영화는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와 별도로 방송법, 뉴스통신진흥법, MBC 소유구조 문제 등 문화부 영역이 아닌 부분까지 거론하고 나선 신 차관의 오버를 지적하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