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재판부가 현직 기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한국기자협회와 MBC 기자회는 이에 성명을 내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군보통군사법원은 24일 MBC 김세의 기자에게 군부대 무단침입죄를 적용,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세의 기자는 지난해 2월 계룡대 내 룸살롱 불법 영업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김 기자는 항소할 예정이다.
기자협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MBC 김세의 기자에게 군부대 무단침입죄를 적용, 실형을 내린 군 재판부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보도가 나간 뒤 1년이 넘어 군 당국은 갑자기 재판 기일을 잡았다. 공판 첫날에 선고까지 내렸다. 여론이 잠잠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괘씸죄를 적용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군부대 내 룸살롱 영업은 기자라면 당연히 국민에게 알리고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라며 “김 기자의 보도가 없었다면 아직도 룸살롱은 계속 불을 밝히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재판부는 2심에서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그동안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쏟아온 군의 노력과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MBC 기자회도 같은날 성명에서 “군은 잘못된 관행으로 비난을 받고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한다'는 또 다른 비판을 받고 싶은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군은 이번기회를 통해 민간에 무리하게 군율의 잣대를 들이대는 우를 범하지 말고, 군 내부의 규율과 군기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협회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군은 정당한 취재활동을 보장하라
현직 기자가 군사 법정에 서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이는 군사 정권 이래 유래가 없다. 그것도 정당한 취재 활동을 죄로 삼았다.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까지 내렸다.
한국기자협회는 24일 MBC 김세의 기자에게 군부대 무단침입죄를 적용, 실형을 내린 군 재판부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
김 기자는 지난해 2월 계룡대에서 불법 운영되던 룸살롱의 실태를 보도했다. 국민의 세금이 접대부까지 고용한 룸살롱 운영에 쓰였다. 충격이었다. 이후 계룡대 측은 룸살롱을 폐쇄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보였다.
보도가 나간 뒤 1년이 넘어 군 당국은 갑자기 재판 기일을 잡았다. 공판 첫날에 선고까지 내렸다. 여론이 잠잠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괘씸죄를 적용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군 시설은 국가 안보상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룸살롱마저 보호돼야 하는가? 군부대에 룸살롱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국가 안보에 위협을 주는가? 군의 정당한 임무수행을 어렵게 하는가? 군부대 내 룸살롱 영업은 기자라면 당연히 국민에게 알리고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다. 김 기자의 보도가 없었다면 아직도 룸살롱은 계속 불을 밝히고 있었을 것이다.
군은 이성적으로 돌아보기 바란다. 국민도 이번 선고 결과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잘못된 관행을 고발한 기자에게 죄를 묻는다면 군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 2심 재판이 남아있다. 2심에서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언론의 자유는 잊어서는 안되는 대전제다. 그동안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쏟아온 군의 노력과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