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취재에 못 응하겠다는 거에요?”
“하기 싫어서요.”
목포MBC의 A 기자는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취재를 하다 낭패를 봤다.
A 기자는 지난 14일 전남 영암군에서 AI 취재를 위해 군청 상황실을 찾았다.
서울에서 내려온 농림수산식품부의 담당 공무원 B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상황실의 공무원은 B씨가 피해 현장에 나가있다고 했다. 취재를 하려면 농림부에 직접 연락하라고 했다.
통화 연결된 농림부의 해당 팀장은 취재를 하려하자 “외국에는 이렇게 취재하는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몇 마디 이야기가 오간 뒤 팀장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A 기자는 공보팀을 통해 공무원 B씨와 연락을 계속 시도했다. 오후 4시쯤이 돼서야 군청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얼 취재하려 하느냐,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 A 기자가 이유를 묻자 “하기 싫어서 그렇다”는 대답이었다.
목포MBC는 당일 뉴스데스크에서 농림부의 취재거부 건을 기사로 내보냈으나 이후에도 해당 부처의 반응은 없었다.
A 기자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닌데 뜻밖의 반응에 황당할 뿐이었다”며 “참여정부 때 공무원 취재가 어려웠는데 여전히 그 관행이 남아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때부터 문제가 됐던 공무원들의 비협조적인 취재 응대 태도는 새 정부 들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울 경찰청의 한 출입기자는 “아직도 전화 취재, 대면 취재에는 어려움이 크다”며 “이전 정부에 비해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들에게 따지면 이전 정부의 취재 원칙을 이유로 댄다는 것이다.
브리핑의 질 역시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부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브리핑 내용은 한마디로 기사를 쓰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부실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부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기자실 복원 등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실질적인 취재 환경 개선은 뚜렷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새 정부의 취재 응대 방안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립된 것이 없고, 정권 초기를 맞아 출입기자들이 대부분 교체된 데다가 공무원들의 업무량이 한창 많을 때라는 점도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 정부 부처에 출입하고 있는 한 기자는 “대통령이 ‘프레스 프랜들리’를 내세웠지만 공무원들은 아직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의 분위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