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가 2006년 스포츠 중계권의 갈등이후 사안마다 엇박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KBS-MBC와 SBS 관계는 최근 ‘우주인’ 관련 보도로 더 불편하게 됐다. SBS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발사지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현지 위성업체와 단독 계약을 맺고 우주인 관련 리포트를 위성을 통해 송고했다.
풀기자단을 구성해 갔던 KBS와 MBC, YTN은 현지에서 송출할 수 있는 여유 위성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SBS측에 위성 임대를 요구했으나 SBS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지에 전문기자, 특파원을 보낸 이들 방송사는 발사 전날 현지 촬영을 했지만 결국 기자가 직접 리포트 한 장면을 내보낼 수 없었다. 이들은 SBS에서 편집해준 화면이 시간이 짧고 주요 화면도 아니라는 이유로 로이터에서 화면을 받아 대신 방송했다.
KBS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확인을 해보니 ‘9시뉴스’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이 모두 SBS와 계약돼 있었다”며 “이후 카자흐스탄 위성업체와 항우연을 통해 SBS 측에 요구했지만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SBS측 관계자는 “현지에 우리가 갈 때까지만 해도 위성이 될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 현지의 기술력이 우리보다 떨어져 우리 방송도 불안정한 상황이었다”며 “항우연, 러시아 업체와의 계약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를 갑자기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독 계약방식으로 이뤄진 위성 송출 건을 기자 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지상파방송 3사의 이같은 갈등 양상은 2006년 월드컵, 올림픽 중계권 논란 때부터 불거졌다. 2006년 5월 3사 사장은 코리아풀을 통해 공동으로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구매하자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SBS는 같은 해 8월 이를 깨고 SBS인터내셔널 미주법인을 통해 1억3천만달러를 들여 패키지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단독 계약했다. 앞서 SBS는 2010~2016년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까지 독점 계약했다.
SBS측은 당시 케이블TV에서 교섭이 들어간 것을 포착, 재협의를 전제로 미리 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상파방송사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KBS와 MBC는 “코리아풀로 협상을 진행한 것보다 중계권료가 올라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계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8월 이후 월드컵 중계권을 놓고 재협의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사의 갈등은 지난해 말 치러진 17대 대선과 올해 4월 열린 18대 총선에서도 드러났다. 방송3사는 지난 대선에서 공동 출구조사를 추진했으나 KBS-MBC, SBS로 나눠 조사를 펼쳤다. 3사는 김연아 선수(SBS 독점)와 박태환 선수(KBS 독점)의 중계 과정에서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숙명여대 강형철 교수(언론정보학)는 “유료방송의 득세, 지상파방송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건전한 경쟁이 아닌, 상호 신뢰와 호혜를 침해하는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지상파가 한목소리를 낼 사안이 많은 만큼 3사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