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은 무엇을 밝혀낸 것일까. 삼성특검의 3대 의혹은 ‘경영권 승계’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 의혹은 일부만 인정됐을 뿐, 대부분 혐의 없음으로 발표났다.
경영권 불법 승계의혹=특검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기획 단계부터 이회장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그나마 특검이 거둔 성과로 불린다. ‘e삼성 사건’이 지난달 불기소 처분됐지만 나머지 3건은 비상장 계열사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 발행해 이재용 전무 등에 배정하는 방법으로 계열사 지배권을 획득하게 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과정을 그룹 구조본이 주도, 이건희 회장도 기획 단계부터 이를 보고 받고 승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회장을 비롯한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은 모두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재용 전무에 대해서도 단순 수혜자라는 이유로 사법처리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결국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하는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이 전무가 그룹을 지배하는 경영권 구도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수사 결과로 평가된다.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특검은 차명계좌 1199개의 존재는 확인했지만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재산이 계열사에서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차명계좌와 주식이 고 이병철 회장에게서 넘겨받은 이건희 회장의 개인 재산이라 판단, 세금 포탈 혐의를 적용해 역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구조본 주도로 차명재산을 관리했다고 보고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회장의 포탈액이 1천1백28억7천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구속 기소는 의아하다는 진단이 많다. 게다가 차명계좌에 든 돈은 4조5천여억 원. 결국 특검은 4조가 넘는 돈을 이건희 회장의 개인재산으로 공식 인정해준 셈이다.
정관계 불법 로비=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하고 내사종결 처리됐다. 이용철 변호사와 추미애 국회의원의 증언이 나왔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특검은 또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임채진 검찰총장,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구고검장, 김성호 국정원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서면조사만 했을 뿐 소환하지 않아 ‘권력 눈치보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밖에 해외법인 이용 비자금 조성, 삼성물산·중공업·항공·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분식 회계는 증거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