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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특정 거대권력 감시·견제 철저해야"

18대 총선보도 관련 정당반장 초청 좌담회

김창남 기자  2008.04.18 1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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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참가자(가나다순)
이동애 MBC 정치부 차장대우(한나라당 반장)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한나라당 반장)
이재국 경향신문 정치부 차장(국회 반장)
정은창 KBS 정치외교팀 차장(한나라당 반장)
사회=본보 김신용 편집국장

18대 총선에서 정당·정책·참여정치가 실종, 민주주의 위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총선은 46%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 국회 대표성 논란마저 일었다. 여론조사의 범람과 예측 조사의 연이은 오류 등 많은 문제점도 표출됐다. 본보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13층 기자협회 대회의실에서 18대 총선의 의미와 문제점 등을 되짚어 보는 한편, 향후 언론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자=18대 총선은 대의민주주의 위기라고 할 만큼 문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선에 대한 전반적 문제점을 정당·유권자·언론 등으로 나눠 이야기 해 달라.



   
 
  ▲ 이재국 경향신문 정치부 차장(국회 반장)  
 
이재국 기자=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 측면에서 보면 정당 유권자 언론 등이 모두 책임이 있지만 특히 정당과 언론의 책임이 크다.
우선 이번 선거는 유권자의 무관심을 조장한 선거였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 공천은 사상 최악의 공천이었다. 왜냐하면 친박연대 등 일부 정당은 누가 비례대표 후보 1번인지 인물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언론 역시 자기반성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말해준 선거였다. 방송과 신문이 개표방송, 선거예측, 접전지역이나 경합지역 등에 보인 관심과 열정 그리고 재정적인 부분을 한반도 대운하와 뉴타운 등 주요 정책을 조명하는데 투입했다면 유권자들이 왜 대통령을 뽑는 것 못지않게 그 지역에 있는 국회의원 한명을 뽑는 것이 중요한지를 인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동훈 기자=
4년 전 총선을 생각해보면 상향식 공천제도가 있었다. 총선이나 공천은 정당 시스템에 의해서 돌아가야 한다. 지난 총선에선 적어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총선에선 완전히 실종이 됐다.
이런 문제가 오히려 이번 공천에서 더 큰 문제가 아니였는가 지적하고 싶다. 언론도 그런 부분을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동애 기자=총선은 지역일꾼을 뽑는다는 측면에서 유권자들이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경우 공천을 너무 늦게 하고 또 각 당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정파적인 이익과 관련된 공천이 눈에 많이 띄었다.
민주당은 불과 후보등록 전날 공천을 완료했고 후보 등록하는 날 비례대표의 순번을 정할 정도였다. 도대체 누가 나오지 모르고, 투표는 왜 하는지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등 정치혐오로 연결됐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매개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 책무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늘 총선이 끝나면 반성하는 대목이다.

정은창 기자=이번 선거는 정당·정책·참여정치 등 모두 다 실종됐다. 공천이 뒤늦게 됨에 따라 정책이 실종됐고 정당이 뒤죽박죽되면서 언론이 그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짚지 못했던 점은 통렬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선거 후반부에 나타난 언론의 정치 개입의 문제, 특히 통합민주당 정청래 의원 보도와 관련,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행위는 어떤 형태로든 지적되고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선거운동 중 정책검증을 위해 각 당에 정책 자료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거의 모든 당이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사회자=중앙선관위에서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투표율이 46%에 불과했다. 원인과 함께 대안에 대해 말해달라.



   
 
  ▲ 이동애 MBC 정치부 차장대우(한나라당 반장)  
 
이동애 기자=
결국 참여의 실종이 아니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상향식 공천을 통한 정당의 경선 방식이라든가, 지역에 이뤄지는 작은 토론회나 간담회이든, 지역에서 누가 나올지 알 수 있는 통로가 있고 그런 참여가 여러 번 이뤄지다보면 유권자의 입장에선 자기가 참여한 게 아까워서라도 투표장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불행하게도 유권자가 오히려 정치에 등을 돌리게 하는 여러 행태가 나왔고 그 중간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정은창 기자=이번 총선의 특징이 정당·정책·참여정치의 실종이라면 낮은 투표율은 당연한 귀결이다. 선진 외국사례를 보면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과 패널티를 주는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경우 공직자의 경우 투표를 하지 않으면 공직 진출에 제한을 두는데 비해 호주는 세금 감면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이런 참여를 이끌 낼 수 있는 제도적 보완대책도 한국적 현실에 맞게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이동훈 기자=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정치를 혐오의 대상이나 비생산적인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언론이 조장한 측면도 있다.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이 부패와 비생산성이다.
국민들은 내가 이런 비생산적 일에 대해 쉬는 날에 굳이 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 않다. 정치라는 게 오히려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비생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한 시각교정이 필요하다.

이재국 기자=프로슈머의 개념에서 정치를 특정 소수의 정치세력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민들이 정치주체라는 생각을 들게 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된다면 정치행위의 주체로서, 자신의 정치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투표행위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당들 역시 일정 정도 정당의 편익이나 유불리 등을 따져서는 안 된다.

사회자=여론조사 선거라고 할 정도로 여론조사가 난무했다. 또한 방송사에서 실시한 예측조사는 15대부터 18대까지 모두 빗나갔다. 여론조사의 한계에 대해 논의해 달라.



   
 
  ▲ 정은창 KBS 정치외교팀 차장(한나라당 반장)  
 
정은창 기자=
예측조사는 유권자들의 편의를 위해 실시되고 있다. 2002년부터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여론조사가 민심의 추세와 경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민심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론조사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여론조사 자체가 민심의 추이나 경향을 보기보다는 당락의 문제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게 문제다.
예측조사는 유권자가 제대로 답한다는 게 전제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여기에다 조사방법의 미숙함, 우리 정치문화의 후진성, 방송사의 과감성까지 겹쳐서 이번 결과를 낳게 됐다.

이동애 기자=여론조사 시장이 최근 4년 급속히 팽창하면서 여론조사를 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 여론조사를 이용해서 보도하는 방식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의도 과거부터 있었던 문제다.
똑같은 지역과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10% 오차범위를 넘어선 정도의 결과가 나온 여론조사라면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알권리의 차원에서 더 공개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문제가 지속된다면 제한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이동훈 기자=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게 필요하다. 5백명을 샘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의미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1%정도의 차이만 나더라도 이기고 진 것으로 본다. 그러나 5백명을 샘플로 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2~3%차이로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분명히 그 부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도록 규정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이재국 기자=지상파 3사와 YTN 등 대부분 매체에서 거의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냈다. 언론이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도와주는 측면에서 참고자료로 제공되는 여론조사가 적절한 수준이면 괜찮은데 너무 범람하니 문제다.
언론사들이 다음 선거에서부터 공동 TV토론회를 고민하듯이, 경쟁하기 보다는 지상파3사가 투표일 20일전 혹은 10일전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해 유권자에게 정보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사회자= 이번 선거에 참여한 폴리널리스트와 폴리페서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은창 기자=각자 개인 결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현재 KBS의 경우 관련 윤리강령이 있다. 예를 들어 정치관련 업무나 앵커가 정치권으로 갈 때 6개월 전에 그만두게 돼 있다. 그러나 규정은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됐다. 현실적인 제약이 없고 그 규정 자체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게 과연 규정만으로 자제가 가능한지 회의적이다. 역시 언론인 직업윤리의 문제이다.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한나라당 반장)  
 
이동훈 기자=
전직에 대한 자유는 분명히 있다. 한번 선례를 잘못 세워놓다 보니 자꾸 이런 일이 발생한다. 부장을 하다가 청와대로 갔는데 그럴 수도 있지 혹은 간 사람한테는 잘 된 일이라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그냥 넘어가면 똑같이 되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전직한 게 아니고 조직의 명예가 걸렸고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해결할 문제다. 각자의 조직에서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재국 기자=저는 본질적으로 우리 언론의 이중 잣대를 얘기를 하고 싶다. 폴리페서에 대해서 여러 언론이 냉험하게 지적하면서도 폴리널리스트은 누가 출마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자사 출신의 후보자에 대해선 돋보이게 처리하는 등 이중 잣대로 들이댔다. 이런 문화가 폴리널리스트를 자꾸 양성하는 원인이 된다.
저는 당연히 정치행위는 기자출신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라는 것이 더러운 것이라는 잘못된 발상 때문에 우리 정치가 잘못 가는지도 모른다.
특히 남아 있는 언론 구성원이 좀 더 엄정하게 보도해야 하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6개월 혹은 1년간 공백을 갖고 그 다음에 나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동애 기자=그 부분은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은 문제다. 예를 들면 문제됐던 게 MBC의 100분 토론에 나왔던 교수가 본인 의사를 명백히 안 밝혔다. 내가 나갈 거라고 생각한다면 못한다고 해야 하는데 이를 숨겼다. 그 당시에 우리 규정에는 문제가 안됐지만 사후 문제가 됐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것뿐만 아니더라도 언론은 늘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스로 그것을 포기하고 가는 게 아닌가 해서 남아있는 동료로서 부끄럽다.

사회자=전체의석 2백99석 가운데 범보수 2백여석, 범진보 90여석이다. 보수세력 즉 집권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개헌도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향후 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해 달라.

이재국 기자=투표를 포함해서 일련의 결과물들을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차원에서 보고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권력, 입법부 권력, 지방의회를 포함한 지방행정 권력 등이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전일적으로 지배할 가능이 높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균형과 견제의 기능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
언론이 야당 역할이 아니라 본연의 책무인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언론은 끝임 없이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 등 특정 권력이 과도하게 행사하는 것에 대해 고발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정은창 기자=언론의 정파 문제가 결국은 정치권력의 견제기능과 맞물려 있는데, 내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보도의 논조와 크기가 달라는 문제들이 있다. 역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하루아침에 논조가 바뀌는 것을 많이 봤는데 그 근저에는 언론이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감시와 견제 기능보다는 편을 나누는 측면에서 보도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독자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독자의 관점에서 하는 비판인가, 그 사가 처해있는 한계인지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

이동훈 기자=4년 총선결과와 비교해 유권자들이 급작스럽게 ‘턴’을 한 것이다. 4년 전와 비교해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그 과정에서 언론이 여론을 잘 조정했는지, 언론이 중심 없이 너무 왔다갔다하지 않았는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아울러 보수·진보를 떠나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했는지, 또 이명박 정부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동애 기자=여당이냐 야당이냐 아니면 진보냐 보수냐 식으로 나누면 언론이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권력과 정부는 항상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비주류와 주류 역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언론사도 가치중립적인 언론사는 없다. 그것은 기계적인 균형이다. 항상 그걸 가지고 균형을 맞췄다. 중립적이라고 하면 얘기가 안 된다. 주류적인 시각이 있다면 그 주류적 시각에 반대하는 소수자 목소리 혹은 다른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전해 줄 수 있다면 언론이 적어도 권력과 함께 가지 않는다는 얘기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