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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올인' 보도 언제까지?

정확성 근본적 한계…"지나친 부각 말아야"

장우성 기자  2008.04.17 1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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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 방송사 출구조사가 빗나가고 다른 언론사의 여론조사 역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론조사 올인’ 보도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총선은 경합지역이 많아 같은 곳을 놓고도 각 언론사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가 나는 등 혼란이 극심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는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이를 언론이 지나치게 부각해 보도하는 것은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는 여러 가지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은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더욱 떨어뜨린다. 외국의 경우 2~3일 이상의 여유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는 데 반해 국내는 촉박한 기간에 이뤄지는 예가 많다.

조사 방법의 한계도 있다. 집에서 낮 시간에 전화를 받아 조사에 응하는 계층은 무직이거나 장년층일 가능성이 높다. 전체 여론을 반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 모집단을 KT 유선전화 가입자를 바탕으로 추출하는데, 최근에는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유선전화가 없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와 이메일을 이용한 조사 방법도 도입되고 있으나 한계를 만족스럽게 보완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ARS 조사방식은 응답률이 더욱 낮아 신뢰성이 훨씬 떨어진다.

조사 응답률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이번 총선의 경우 많은 언론사들이 응답률을 공개했으나 대부분 10%대에 그쳤다. 1천명을 조사해도 10%대라면 1백명만 응답한다는 말이다. 조사 기관들은 응답률이 떨어지면 애초 설계한 모집단에서 벗어나 편법으로 인원수를 채우기도 한다. 이것마저도 4~5%의 표본오차에 놓인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는 한계가 많은데 우리나라처럼 이를 절대시하는 곳도 없다”며 “특히 언론이 여론조사를 앞장서 보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보도하는데 매우 신중하며, 발표하더라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총선 여론조사는 정확성이 더욱 낮다는 분석이다. 구도가 단순한 대통령 선거에 비해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의 특수성과 전국 구도의 역동성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짧은 기간에 여론조사가 폭주해 응답자와 조사기관 모두 좋은 품질의 결과를 내놓기 어려웠다는 점도 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번 총선 여론조사는 제약과 어려움이 커 정확도를 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며 “언론들도 애초 보도에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언론사별 여론조사 전문 인력의 양성과 권한 강화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이 조사 수치를 신문 제목으로 뽑거나 방송 보도 순서에서 앞쪽에 배치하는 것을 제어하는 등 최소한의 원칙을 강조할 수도 있다. 중앙일보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는 “훈련된 여론조사 전문 인력은 축적된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다양하고 깊이있는 조사 기획이 가능하며 전문가로서 편집국에서 보도의 원칙 등을 엄격하게 환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