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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일에 서울 영등포문화회관 영등포1동 제1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 46%를 기록, 유권자 두명 중 한명은 투표를 안 한 역대 최악의 선거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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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언론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보는 기획 ‘민주주의의 위기 언론의 할 일은’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언론의 문제와 앞으로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역대 최저 투표율, 쟁점 없는 선거, 정책이 아닌 인물 중심의 정당 이합집산 등은 대의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는 반증이다. 언론 역시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거세다.
언론사들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했다고 반박한다. 지연된 공천 일정, 각 정당의 정책 부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시청자·독자들도 ‘누가 되느냐’에 제일 관심이 많으니 관련 보도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한 중앙 방송사의 중견 기자는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는 정책이 거의 같았고 민주당 등도 큰 차별성이 없었다”며 “정책 보도를 하려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니 인물, 여론조사 결과 말고는 보도할 게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쟁점 없는 선거는 유권자들의 냉소주의를 부추겼다. 결국 46.1%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로 나타났다. 대부분 언론들은 ‘안정론과 견제론’ ‘대운하’ 등 몇 가지 쟁점을 꺼냈으나 그것도 정치권을 쫓아가는 데 바빴다.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 과반수 의석을 달라’는 여권의 주장 자체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왜곡에서 나온 것인데 언론은 이를 중계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헌법기관이어야 하는데 ‘과반 의석수’ 운운하는 것은 결국 줄서기를 시키는 후진적 정치문화를 강화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친박연대의 등장과 공천 논란은 한국 정치를 퇴행시킨 대표적 사건인데도 언론의 대응은 흥미 위주로 흘렀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정당은 물론 언론도 의회민주주의, 대통령중심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정당도 언론도 쟁점을 만드는 데 실패하면서 역대 최악의 선거를 만들고 말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서 언론이 정책 선거를 정착시키고 정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각 정당이 알아서 정하게 돼있는 공직 후보 선정 과정을 법제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거일 최소 3개월 전에는 공천을 끝내고 매니페스토 정책 개발을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어 강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책에 따른 낙천낙선운동을 법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정책과 공약을 평가할 수 있는 시민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치는 3김 시대보다도 후퇴했다”며 “언론은 정치권 탓만 할 게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