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자의 절반가량이 보수 성향의 정당을 지지한 데 대해 언론들은 ‘젊은층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언론이 진단한 20대의 보수화, 과연 사실일까.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 신문과 MBC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들은 9, 10일 보도에서 20대의 51%가 보수당을 지지했으며 이는 30~4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뚜렷한 50대와 비슷한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의 학보사 편집장들과 전문가들은 이런 언론의 반응을 수긍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념에 의한 선택이라기 보단, ‘취업’과 같은 당면 과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심리로 보수 정당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김용준 편집장(성대신문)은 “대학생들이 가장 고민을 안고 있는 취업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보수 이데올로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노선을 지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와 ‘사학법 개정’ 등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다른 정책들이 진보적 성향의 정당에서 나왔으나 보수세력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논리가 학생들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김 편집장은 “5년 전에는 다수의 젊은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17대 때도 진보정당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다”며 “지난 정권에 대한 아쉬움과 진보정당이 제대로 의제를 설정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투표를 한 20대 유권자가 전체의 37%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이번 언론 분석은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이민석 편집장(대학신문)은 “20대 유권자중 전체의 3분의1이 투표를 했고 그들 중 절반이 보수를 지지한 것”이라며 “현재 언론들은 마치 젊은이들 대다수가 이념적으로 보수화된 듯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 무관심이 높아지면서 막연한 보수, 지역 연고주의나 부모의 성향을 답습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동아대 김대건 편집장(동아대학보)은 “지역 학생들에게서 보수 정당 지지가 늘어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잠재적인 주변상황, 부모나 친구들의 영향으로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20대의 보수화를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사회 전체에 대한 시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보수냐 진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취업과 전문화 등을 요구하면서 사회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비롯한 개혁, 진보세력들이 20대의 현실적인 문제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