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미디어 정책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신문·방송 교차 소유 허용, 지상파 민영화, 신문고시 재검토 등으로 대표되는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는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신문·방송의 겸업은 제한적인 허용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문 고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의 방송통신정책 대토론회'에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주도한 이번 토론회는 지나치게 시장 경제 논리를 강조하고 여론 다양성 보다는 보수성향이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사진 ⓒ뉴시스>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 미디어 정책은 신문법 전면개정, 국가기간방송법 제정 등 두 축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법안은 ‘규제완화, 융합’이라는 MB 정부의 기본 코드를 관통하고 있다. KBS 2TV와 MBC 등 지상파 민영화는 국민들의 부정적 정서 때문에 장기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위한 신문법 대체입법 추진은 오는 6월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바로 추진될 것이 확실시된다. 법안의 큰 틀이 마련돼 있는데다 정부 여당의 의지도 강한만큼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문화부는 정병국 의원 안을 모델로 정부 입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신문법은 다음달 31일 17대 국회가 폐회되면 자동 폐기된다. 정병국 의원실 관계자는 “정 의원 안을 조금 손질하면 법안 발의가 가능하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한국방송공사법을 대신한 국가기간방송법 제정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기간방송법은 KBS 사장 임명과 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에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국회가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건은 KBS 정연주 사장의 거취다. 언론단체에서는 이 법이 KBS 2TV 민영화의 근거가 될 것이라며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추진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야당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일정 부분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언론단체 등이 거대 미디어그룹의 여론 독과점, 정치권력의 방송장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서대 이용성 교수(신문방송학)는 “신문법, 국가기간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의 경우 일정한 논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민감한 사안인데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신문방송학)는 “국민 여론과 야당의 반응을 살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보수화된 민주당, 국민 무관심이 한나라당의 미디어 공공성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