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A기자는 대휴를 쓸지 여부를 고민 중이다. 일단 팀장이나 부장에게 휴무사실을 떳떳이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대휴 얘기를 꺼내면 낯빛이 굳어질 것이 뻔하다. 저번에 데스크 눈치를 애써 무시하고 대휴를 썼다 낭패를 봤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는 “회사는 대휴를 독려하고 있지만 편집국 분위기는 대휴 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이후 신문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휴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기자들에게 대휴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주6일 근무가 불가피한 인력구조에다 편집국의 일하는(?) 분위기는 대휴 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상당수 기자들이 의무휴가 일수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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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기자들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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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최근 대휴 사용실적이 지지부진한 편집국 부장단에게 대휴활용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조선일보도 기자들에게 봄 휴가와 묶어 무조건 5일씩 의무휴가를 다녀오라고 권고했다. 휴일근무에 따른 보상수당이 급증하면서 대휴를 적극 권장하고 나선 것이다. 신문사들이 너도나도 대휴를 권장하는 진짜 속내는 인건비 절약이다. A사의 경우 일요일 초과근무로 지난 한해 10억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자들의 대휴 사용 실적은 회사의 강력한 권고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정치·사회·경제·사진부 등 편집국 일부 부서들의 대휴 사용은 더더욱 어렵다. 빡빡한 제작여건에 대휴를 금기시하는 부서 분위기가 주요 이유다. 부장, 팀장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대휴를 쓴다는 얘기는 언감생심이다.
맘 편히 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것도 대휴 사용을 꺼리고 있다. 회사와 취재원으로부터 시시때때로 전화가 걸려온다. 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휴를 쓴 기자들 대부분이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 불안하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아 노사는 곧 대휴 사용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사원들이 대휴를 적극 갈 수 있도록 회사가 노력하고, 노조는 일요일 근무 최소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비용 문제로 수당을 현실화하기 어려운 구조를 감안, 회사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대휴라도 보장받자는 취지다.
한겨레 노조는 올해 단협안에 ‘의무휴가 7일은 무조건 가야한다’는 강제휴가명령제 도입을 넣을 계획이다. 한겨레 노조 관계자는 “제작인원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대휴를 가기가 껄끄럽다”면서 “조합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갈 수 있도록 강제휴가명령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