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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 삼성특검 새 국면 부르나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개인돈" 주장과 반대

민왕기 기자  2008.04.09 14: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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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사 ‘삼성 구하기’ 나서

MBC의 단독보도가 삼성특검을 새국면으로 몰고가고 있다.
MBC는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임원들 이름의 삼성증권 차명계좌로 2004년 8월, 130억 원을 입금한 사실을 특검팀이 찾아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측이 차명계좌에 담긴 돈이 개인재산일 뿐 회삿돈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당초 이 회장은 차명계좌와 차명주식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고 이병철 회장에게 넘겨받은 재산을 차명보관해온 것이라 주장했다.

이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조세포탈죄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차명자금이 계열사 자금이란 사실이 밝혀질 경우 횡령 및 배임죄가 적용된다.

MBC는 이와 관련 “해당 차명계좌들은 그룹 구조본에서 관리한 것으로 확인된 1300개 계좌 가운데 일부”라며 “차명계좌에는 어떤 형태의 계열사 돈도 입금된 적이 없다는 그 동안의 삼성 주장을 뒤집는 것이며 이 돈이 상속재산이라던 주장도 깨진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삼성특검 윤정석 특검보는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어제 저녁에 MBC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차명계좌 전체에 대해 아직 조사중에 있으므로 일일이 밝혀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며 “MBC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외엔 아직까지 조사중에 있어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같은 삼성특검의 답변은 부실수사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특검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6일. 수사 결과를 정리할 시점에서 새롭게 터져나온 의혹을 감당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한겨레는 지난 7일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차명계좌에 있는 수조원대 돈이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일 가능성에 대한 수사는 형식적으로 진행한 채 ‘개인돈’이라는 삼성 쪽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 등은 7일 삼성 특검 수사가 미진한 부분은 특검이 수사를 종결하지 말고 검찰로 넘겨 계속 수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들은 이건희 회장 소환 등으로 나타난 각종 이슈에 침묵하고 있다.

중앙은 지난 2일부터 재계·종교계가 주장했던 “삼성 특검 조기 종결”을 1면 등에서 적극 보도하고 있다. 2일자 1면 ‘경제 5단체 “삼성특검 빨리 마무리를”’, 3일자 8면 ‘“삼성 사태, 모든 기업의 문제 … 뿔 고치려다 소 잡을까 걱정”’, 4일자 3면 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울주 스님 인터뷰, 5일자 사설 ‘삼성특검의 법과 현실’에서 삼성을 적극 감싸고 있다.

경제지들은 사설에서 삼성특검의 조기 종결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경제는 2일 사설 ‘삼성특검 재연장하지 말아야’에서, 서울경제는 2일 사설 ‘삼성 특검 조기종결 여론 수용하길’에서, 파이낸셜뉴스는 2일 사설 ‘‘삼성특검 조속 마무리 성명’의 절박성’에서, 헤럴드경제는 1일 사설 ‘삼성특검, 추가 연장 명분 있나’에서 특검을 압박했다.

그러나 삼성특검의 3대 의혹인 차명계좌 등 비자금 의혹, 정관계 로비 의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용철 변호사는 7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침묵과 관련 “부장이 계속 못쓰게 하면 사표내고 나와라”며 “술먹고 밤중에 전화해 ‘부장이 못하게 하네’라고 하면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