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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꿈꾸던 소년, 신문사 사장이 되다

한겨레 고광헌 사장은...

김성후 기자  2008.04.02 15: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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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헌은 학교 다니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어려서 몸이 약했던 그는 혼자 학교에 가서 놀았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운동장 한쪽에서 흙을 움키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학교를 못가게 하면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떼쓰는 아이를 달래려고 부모님은 여섯 살인 그를 학기 중간에 입학시켰다. 6학년이었던 누나의 등에 업혀 학교를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의 어릴적 꿈은 시인이나 소설가였다. 억지로 우기면서 다녔던 초등학교 시절의 정서가 문학적 친숙함을 가져다줬다고 했다. 중학교 때 미당 서정주 선생의 조카이자 시인이었던 국어 선생님의 영향도 있었다. 처음에 그는 글 쓰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농구선수로 스카우트됐기 때문이다. 대학 3학년까지 농구를 했다. 대학 졸업 후 선일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교직에 있으면서 틈틈이 시를 썼다. 1983년에 시인지와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80년 오월을 전면에 내건 동인지 ‘오월시’에 합류해 교육현실을 비판했다. 스포츠를 정치사회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산문도 썼다. 그러다 1985년 ‘민중교육지’에 쓴 산문이 문제가 돼 학교에서 강제해직됐다.

해직 이후 민주화운동을 했다. 당시 문화운동단체의 하나였던 민주교육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았고, 87년 6월 항쟁 때는 전국적 민주화운동 지도부인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의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1988년 한겨레 창간에 합류해 민권사회1부장, 편집부국장, 광고담당 전무를 거쳐 지난 1월 사원직선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한겨레 14대 대표이사에 선출됐다.

<고광헌 사장 프로필>
△전북 정읍 출생(53세)
△홍익사대부고 졸업, 경희대 체육학과 졸업, 경희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 석사
△선일여고 교사
△‘민중교육지사건’ 강제해직(85년)
△민주교육실천협의회 사무국장(86~87년)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
△한겨레 민권사회2부장, 민권사회1부장, 체육부장, 문화부장, 편집부국장, 광고국장, 판매이사, 총괄상무, 전무
△한겨레 사장(2008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