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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출범 '차질'

여야 국회의장 추천 몫 이견…방송 심의기능 공백 장기화 우려

곽선미 기자  2008.04.02 1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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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하면서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위원 임명도 끝내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3월26일 방통위 현판식 장면.  
 
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방송위원회 심의기능을 맡게 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식 출범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가 추천 몫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데다 9일 열리는 총선에 몰두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선임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방통심의위의 정상 가동은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통위설치법에 따르면 심의위원 총 9명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3명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정하는 3명, 소관 상임위가 3명을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상임위인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에 백미숙 서울대 교수,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이상 통합민주당 추천),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한나라당 추천) 등 3명을 추천했다. 대통령 몫 추천 인사도 공식 공개되지 않았지만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회의장 추천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정당 간 의견이 크게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상임위와 국회의장 및 원대교섭단체 대표 몫을 합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3명씩 구성되도록 국회의장 추천 몫에서 한나라당에 2명을 할당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대통령 몫이 사실상의 여당 몫이므로 전체 9명중 적어도 4명은 야당 몫이 되어야 한다며 상임위와 같은 2명을 추천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서울대 정종섭 교수(법학), 고려대 박정호 교수(전기전자전파공학)를 추천했으며 통합민주당은 엄주웅 전 스카이라이프 사장과 정훈 한국DMB 회장을 추천했다.

국회의장비서실 한 관계자는 “3인 회동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나 양당 대표가 총선 때문에 여기에 따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전혀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방통심의위 구성이 총선 뒤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방송심의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심의 공백을 틈타 일부 지상파방송의 오락프로그램과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을 여과없이 방송하거나 일반 청소년·아동 시청 시간대에 성인프로를 내보내는 등 위험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구 방송위원회 홈페이지의 사이버 민원 시청자불만접수 창구에는 지금도 하루 2~5건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지만 지난달 17일 이후 단 한건도 불만을 처리하지 못했다.

구 방송위원회는 “조직 구성 및 민원업무 담당자 선정 등 후속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민원사항에 대한 접수 및 처리가 불가함을 양해 바란다”는 글만 답변으로 남기고 있다.

이남표 전 방송위 보도교양심의위원은 “구 방송위서 마지막으로 회의를 한 것이 2월15일이었다”며 “심의위가 한 달 반 이상 열리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국회의장 몫 추천 논란도 설치법에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여야의 추천 몫이 6:3이 되든, 5:4가 되든, 이런 논란이 발생한 자체가 방통위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