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꼭 한 달째. 새 정부에 대한 언론계의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언론사 성향조사 파문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YTN 돌발영상, 국민일보 기사누락 압력 의혹 등으로 ‘언론 옥죄기’에 나섰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특히 프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언론사에 자료를 제공한 공무원을 색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내부 조사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언론계는 “이명박 정부가 언론친화적(프레스 프렌들리)이기보다는 오히려 취재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료 제공 공무원 색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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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처음으로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을 격려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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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정안전부가 국민일보에 자료를 제공한 공무원을 색출하겠다고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은 지난 12일 행정안전부의 자료를 입수, 정부의 행정 개편안을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은 △현행 246개 지방자치단체 중 도와 시·군 폐지 △광역시 40∼70곳으로 전면 개편 △5년 이내 장·차관 연봉 최대 50% 인상 등이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일각에선 고위직 공무원의 연봉인상 등을 강하게 질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정부는 자료를 유출한 공무원을 색출하기 위한 내부조사에 이어 경찰 수사까지 의뢰했다.
이를 두고 언론계에선 공무원을 색출해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취재활동에 대한 ‘사전 통제’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21일 사설 ‘새 정부의 언론정책 뭐가 진짜인가’를 통해 “국가기밀이나 대외비 자료가 아니었는데도 경찰 수사까지 요청하겠다는 강경 방침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이런 식으로 위협해대면 언론 취재에 응할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신문도 21일 사설 ‘언론 친화적이라는 정부가 요즘 하는 일’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요즘 언론에 하는 일들을 보면 결코 언론 친화적이지 않다”며 “정부의 공언과 달리 일선에선 정당한 취재와 보도를 위축시키는 언론 재갈 물리기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추 비서관, 프레시안에 손배소
지난 3일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이 프레시안을 상대로 제기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언론 압박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추 비서관은 이와 함께 해당 기사를 작성한 강양구, 강이현 기자와 박인규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프레시안이 지난달 28일 보도한 ‘‘운하 전문가’ 추부길의 ‘이상한’ 미국박사 학위’.
프레시안은 이 보도를 통해 추비서관의 미국박사 학위 논문이 제목, 요약, 목차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한글로 작성됐고 논문이 한글로 작성된 탓에 논문 심사 교수도 한글을 아는 한국계 교수였다고 밝혔다.
또 추 비서관이 학위를 받은 신학대학에서 한글 논문으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인은 2000년대 들어 총 1백9명이나 된다고 보도, 이 대학의 공신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이 프레시안의 보도는 추 비서관의 박사 학위 논문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는지 검증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추 비서관은 소장을 내고 “프레시안이 논문의 주심 교수를 명확히 하지 않고 한국인 교수들만 강조함으로서 논문의 질에 문제가 있는 양 쓰고 있어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는 “팩트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는 기사이고 추 비서관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자신에게 곤란한 기사가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민형사 고발로 대처하는게 한나라 국정을 책임질 사람의 자세인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새정부, 외압 논란만 5건
이밖에 지난 2월 22일에는 국민일보 박미석 수석 논문표절 기사 누락과 관련해 노조가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 7일에는 YTN 돌발영상이 “청와대 수정요구로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 되기도 했다.
청와대의 이런 대언론관은 사실 지난 1월12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대통령직 인수위의 언론사 성향조사’때부터였다.
경향은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인수위가 문화관광부에 공문을 보내 언론사 간부진은 물론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주, 산하 단체장 등 광범위한 대상을 조사대상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며 단독 입수한 정부 공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언론사 사장단 및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 등을 조사대상으로 성향 조사 지시하고 있어 문제가 됐다.
이처럼 한두 달새 청와대에서 비롯된 굵직한 언론 관련 사건만 5건에 이른다. 청와대가 출범 전 ‘프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