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총선보도가 공천갈등 파장이 장기화됨에 따라 중계식 보도가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총선이 치러지는 다음달 9일 특별 생방송을 편성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정책 검증 보도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공천 갈등과 주도권 다툼으로 후보자 결정이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늦어졌으며 주요 정책을 담은 공약집도 24일에야 공개됐기 때문이다.
KBS 한 관계자는 “정당들이 정책 대결을 하지 않고 있어서 고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책 의제를 설정하려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치러진 대선보도와 큰 차별화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KBS는 최근 정치외교팀, 뉴스네트워크팀, 선거방송팀을 결합해 6~7명으로 구성된 ‘총선특별취재팀’을 발족했다. 이번주 말까지 정책 어젠다를 선정하기 위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MBC와 함께 전화조사를 통한 예측조사를 진행한다. 경합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지역구는 출구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예측조사는 미디어리서치와 코리아리서치가 각각 담당한다.
MBC는 각 팀에서 차출한 15명 규모의 총선취재팀을 구성, 메인뉴스에서 총 7회의 아젠다별 정당 정책 비교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동아일보와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대선보도와 거의 흡사한 형태다.
MBC 한 관계자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 만한 시간적 여유가 턱없이 부족했다”며 “방송사들이 정책선거 보도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러 한계로 면피용 보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MBC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가 본 총선’이라는 리포트(꼭지)를 특별 편성했다. 작가, 변호사, 유명 연예인 등이 명예 리포터로 나서 관심 지역구의 유권자 반응을 짚어보는 코너다.
SBS는 우주인 생방송까지 겹쳐 다른 방송사에 비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SBS 측은 “우주인 방송이 다음달 8일부터 잡혀 있어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SBS는 파견기자 4명을 포함, 23명으로 총선취재팀을 구성했다. 예측조사는 갤럽과 단독으로 진행한다. 총선 당일 총 6부에 걸쳐 진행되는 ‘2008 국민의 선택’ 개표방송은 정은아씨가 MC로 나선다.
충남대 김재영 교수(언론정보학)는 “후보자나 정당의 일정에 맞춰 보도하기 보단, 3개월전부터 유권자 중심의 의제를 스스로 발굴해 후보자들이 진술하게끔 견인해야 한다”며 “후보자들의 동정이나 정치적 빅 이벤트에 치중하는 보도 태도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