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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보장·적절한 견제 능력 있나?"

시민·언론단체, 방통위원 인사 우려 표명

곽선미 기자  2008.03.26 15: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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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3일 형태근 전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대통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했다. 이로써 최시중 위원장 내정자를 포함해 5명의 방송위원이 모두 정해졌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잡음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시민·언론단체들은 통합민주당 몫으로 지명된 위원들이 새 정부의 방송과 통신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은 추천 몫으로 경희대 이경자 교수(신문방송학과)와 서울대 이병기 교수(전기공학과)를 각각 추천했다.

우선 둘 다 학계 인사라는 점이 걸린다. 현업인 위주로 구성된 한나라당 인사들에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학자이기 때문에 가치중립적일 수도 있지만 실무적인 부분에서 밀릴 수 있다”고 했다.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이경자 교수는 ‘보수색체가 강한 인물’로 곧잘 거론된다. 한 진보 학자는 “알려진 대로 보수 성향으로 봐야한다. 방송과 통신의 공익성을 강조하고자 할 때 위원회 내에서 다툼도 있을 수 있는데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문·방송 겸영과 KBS2, MBC 민영화, 민영미디어렙 등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주제에 대해 당, 시민·언론단체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자 교수에 대해선 2004년 3월 국민일보에 게재했던 탄핵방송을 비판하는 칼럼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당시 칼럼에서 “탄핵 보도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갈등 지향적·선정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언론계는 “한나라당 주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학자로서보단 대외활동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병기 교수는 비교적 중도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신 전문가라는 점에서는 산업계 논리를 적용할 것이라는 언론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둘에 대해서 “과연 당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에 의구심이 든다”는 말이 나온다.

한나라당 추천 인사들에 대해서는 MBC 민영화 등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이 추천한 송도균 전 SBS 사장은 TBC 기자로 출발, MBC와 KBS를 거쳐 SBS 보도국장으로 옮겨 사장까지 올랐다. SBS 내부에선 “유연한 편, 경제 마인드는 탁월”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방송계에서는 “KBS와 MBC 민영화를 주도할 핵심 인물로 한나라당이 지목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청와대 몫으로 추천된 형태근 전 정통부 상임위원은 정통부 실세로 분류된다. 최경환 의원(친박 계열)과 대구고등학교·행정고시 동기다. 정통부에선 “일 잘하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통부 관료출신에 보수적 성향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시민·언론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지난해 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댔다는 이른바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 메모의 주인공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영호 공동대표는 “통합민주당이 추천한 두 명의 방통위원은 ‘방송의 공공성 보장의 마인드를 갖고 통신·산업 중심의 사고에 치우치지 않도록 견인할 능력이 있는 인물’에 의문이 든다”며 “민주당 추천 의원과 최시중 위원장을 포함해 전 위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는 “이들 인물에 대해 어떠한 절차로 검증했는지, 어떻게 이분들이 결정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방통위원회의 중요성을 감안했다면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들을 선정하고 그 기준과 적합성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