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감시 언론 사명 되짚는 계기
정부부처 첫 원상회복 유명세 부담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1층 기자실. 입구에 ‘기자실’이라는 문패가 눈에 띈다. 바로 옆 사무실은 대변인실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10여명의 기자들이 새롭게 단장한 기자실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국세청 기자실이 다시 문을 연 것은 지난 12일. 참여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의해 지난해 11월 폐쇄된 지 5개월 만이다. 정부 부처 기자실 가운데 첫 원상회복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국세청 기자실은 유명세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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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가 폐쇄했던 국세청 기자실이 12일 오전 부처 기자실중 처음으로 원상 회복, 국세청을 출입하는 취재진들이 기자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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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들은 앞 다퉈 국세청 기자실의 오픈을 알렸다. 기자가 찾아간 14일, 대변인실 관계자는 “다들 왔다 갔는데, 늦었네요”라고 했다. 국세청 로고가 선명히 박힌 브리핑용 탁자를 중앙에 두고 그 앞으로 송고 부스가 나란히 놓였다.
페인트를 다시 칠했고, 책상과 의자 등 집기가 새것으로 교체된 것 이외에 바뀐 것은 거의 없다. 독서실형 간이 책상에 전화기와 랜선이 깔려 있는 정도. 예전에 있었던 소파도 치워버렸다.
기자들은 송고 공간 확보와 함께 취재원 접근이 원활해진데 대해 평가했다. A사 출입기자는 “무엇보다도 취재와 기사 송고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면서 “공무원에 대한 접근이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복원된 기자실이 유착, 폐해 등 구악의 이미지에 덧칠해진 옛날의 기자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자실 운영도 출입기자들이 낸 비용으로 충당하고, 기자단 가입도 누구에게나 오픈돼 있다는 것.
출입기자단 간사인 B사 출입기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유착과 같은 용어는 기자실에서 사라진지 오래됐다”면서 “기자들은 취재를 충실히 해 좋은 기사를 생산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등록한 출입기자는 34명. 이 중 10여명은 붙박이고, 현안 브리핑이 열리면 20여명이 넘게 몰린다.
기자실이 문 닫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세청 출입기자들은 다른 부처처럼 뿔뿔이 흩어졌다.
일부는 청사 1층 빈 사무실(기자들은 ‘골방’이라고 표현)에 자리를 잡았고, 다른 기자들은 인근 보험협회나 건설사 사무실 등을 이용했다. 청사에 들러 취재한 뒤 각자가 마련한 취재공간으로 돌아가 기사를 작성하거나 송고했다.
기자실로 맨 처음 돌아온 국세청 기자들은 로비 바닥에 스티로품을 깔고, 전원이 끊긴 기자실에서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던 다른 부처 기자들에게 미안해했다. 국세청 기자실 복원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평가하는 척도로 비쳐지는데 우려하기도 했다.
C사 출입기자는 “기자실 통폐합 과정에서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면서 “동시에 언론이 해야 할 기본적인 사명,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되짚어 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