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은 지난 2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내정된 이후 갖가지 의혹들을 제기했다. 특히 ‘땅 투기’와 ‘여론조사 결과 미국정부 유출’ 의혹은 지난주 내내 뜨거운 논란이 됐다. 17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도 논쟁이 될 전망이다.
기자시절 ‘땅 투기’ 의혹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땅 투기 의혹을 6일 단독 보도한 한겨레는 최시중씨가 동아일보 기자로 지낸 지난 1970~1990년 사이 외지인이 살수 없는 땅을 사들인 경위에 주목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톱 ‘최시중씨도 투기 의혹’이라는 기사에서 “최씨가 당시 서울에 살면서 경기·충남·경북의 논밭을 사들였으나 외지인은 농지를 살 수 없어 매입경위에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 후보자는 서울 여의도에 살던 1985년 7월 분당의 논을 샀고 서울 마포에 살던 1991년 3월 아산의 논을, 서울 정릉동에 살던 1973년 8월 포항의 밭을 샀다.
하지만 한겨레는 “당시는 농지개혁법에 따라 농업인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었으며 (일정 거리 안에 사는 사람만 농지를 살 수 있는) ‘통작 거리’ 제한이 있어 외지인은 농지 취득 자격증명이 원칙적으로 발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최 후보자가 충남 아산시 온천동, 성남시 서현동의 논을 샀을 때는 현지에 투기 바람이 불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 내정자 부인이 갖고 있는 충남 홍성군의 땅도 서해안고속도로 때문에 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갤럽회장 당시‘여론조사 유출’ 의혹KBS가 5일 단독 보도한 최시중 후보자의 여론조사 유출 의혹은 최씨가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대사를 만나 여론조사 결과를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내용이다.
KBS는 이날 뉴스9에서 15대 대선이 열리기 직전인 1997년 12월15일 주한 미 대사관이 미 국무부로 보낸 3급 비밀 문서에 당시 주한 미 대사였던 보스워스가 최시중 당시 한국갤럽 회장이 만나 말해준 대선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KBS에 따르면 보스워스는 1997년 12월12일 최시중씨 등과 오찬회동을 갖고 당시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10% 가량의 큰 차이로 이기고 있다는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줬다고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문서에는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문제가 김대중 후보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최시중씨가 전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KBS는 “지난 1997년 대선에서는 11월26일부터 선거일인 12월18일까지 22일 동안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토록 했는데 최 후보자는 금지기간인 12일 여론조사 결과를 외부에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타 의혹 및 후보자의 반박서울신문 등 다른 언론들은 재산세 등 상습체납, 후보자의 위장전입, 후보자 아들 병역 관련, 아들의 서빙고동 아파트 위장전입 논란, 아파트 가압류 등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최시중 후보자는 이에 대해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과 관련한 9가지 의혹을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한 것이지, 투기의 목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일부 농지는 주말 농장용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또 여론조사 내용을 전한 것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공표’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체중과다로 아들이 병역 면제를 받은 것과 위장 전입 등 다른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