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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희망이 사라진다'

희망퇴직·권고사직·대기발령…인력부족으로 지면 제작도 힘겨워

민왕기 기자  2008.03.07 10: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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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요….”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친 세계일보는 지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이 왔지만 편집국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추가 정리해고가 진행된다는 말이 나돌고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이직하고 싶다고 말하는 기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젊은 기자들 사이에선 선배들이 정리해고 당하는 현실이다보니 “희망이 있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5년차 내외의 젊은 기자들 4명이 최근 이직이나 유학 등을 이유로 대거 사표를 던졌다. 한창 일 잘하던 기자들이 퇴사한 터라 충격도 크다.

희망퇴직, 권고사직, 대기발령, 사업부 전보 등으로 이미 10~20여명의 기자들이 편집국을 떠났고 현재도 정리해고를 위한 면담이 진행되고 있다.

한 기자는 “마감 시간에 면담이 있다는 통보가 온 적도 있다”며 “당사자는 물론 동료들까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기발령을 받은 기자들의 처지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대기발령자는 모두 5명. 이 중 1명은 명퇴금을 받고 퇴직했다. 2명은 정리해고 된 후 계약직에 사인했다. 임금도 삭감됐다.

재계약한 한 기자는 “당장 그만 두면 생계를 대비할 시간이 없는데 어쩌겠느냐”며 “창간 멤버로 참여했지만 회사 경영이 어렵다고 말해와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 대기발령 중인 기자 2명은 일과 중 대부분을 신문만 뒤적이다 퇴근한다.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어 답답한 속만 달래고 있다.

대기발령 중인 기자는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난에 따른 기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경영진이 해고시킨 기자와 재계약하며 일부 인력이 충원됐지만 편집국의 주요 부서에서는 하루하루 면을 막기도 벅차다는 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자는 “주말판 섹션의 경우 기사를 마감하고 면을 제작하기도 힘겹다”며 “앞으로 인원 감축이 더 진행될 경우 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세계일보 경영진이 목표로 한 구조조정 인원은 전환배치를 포함해 50여명선. 앞으로도 10~20여명의 인원이 감축될 거란 말도 나돌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에는 근로자 대표를 선임해달라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지난 1월 21일, 2월17일에 이어 3번째 공고다.

사측은 이 공고를 통해 “이번에도 회신이 없으면 근로자 대표 선임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과 관련 법령 및 판례에서 인정하는 절차에 따라 협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통보했다.

근로기준법이 제31조에서 해고 시 사측은 근로자 대표와 해고 기준과 방법 등을 상의해야 한다고 명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실 관계자는 “경영진에서는 일단 추가 인원감축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지면제작 어려움에 따라 더 인원을 감축 할 수 있을지는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주춘렬 기자협회 지회장은 “더 이상의 편집국 인력 감축은 무리”라며 “인력감축이 아닌 다른 방식의 경비절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