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업화된 언론, 재벌에 '자발적 순종'

새언론포럼 '삼성광고 중단 사태' 토론회

민왕기 기자  2008.02.29 10:16:02

기사프린트


   
 
  ▲ 지난 22일 오후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린 ‘삼성 광고중단 사태로 본 자본권력과 언론의 자유’ 토론회.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이라는 본연의 가치보다 돈을 중시하는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새언론포럼(회장 최용익·MBC 논설위원) 주최 ‘삼성 광고중단 사태로 본 자본권력과 언론의 자유’ 토론회가 22일 오후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자들은 취약한 언론사의 재무구조, 비정상적으로 높은 광고의존도, 판매수익 증대, 선진국보다 현저하게 낮은 신문 지대 등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2007년 삼성비자금 의혹 폭로에서 언론사들의 기업적인 행태가 근본적으로 ‘재정’ ‘광고’에서 비롯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에는 안기부 불법도청으로 논점을 흐리고 현재는 ‘삼성 비자금은 정당방위다’ ‘사제단은 탈레반, 똥파리’라는 해괴한 논리가 태연하게 등장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이대근 정치국제에디터는 이런 삼성과 언론의 관계를 ‘동맹’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번 삼성 광고사태는 삼성이라는 ‘리바이어던’과 언론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의 동맹이 공고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며 “삼성이라는 거대한 괴물, 그 괴물의 보호를 받으면서 언론이 존재하는 구조”고 지적했다.

영산대 이진로 신방과 교수는 이런 언론 상황에 대해 “광고로 몸은 뚱뚱해 지고 체질은 허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1980년대 이후 정치권력에 대한 언론의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자본권력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며 “민주화 이후 언론사들이 이윤 창출에 신경을 쓰다보니 당장 쉬운 광고에 목을 맸고 광고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곽정수 대기업 전문기자는 현 언론 상황을 ‘무장해제’로 표현했다. 최대 광고주인 삼성에 대다수 언론들이 ‘자발적 순종’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곽기자는 “검찰은 수사를 거부하고 금융 감독기관은 은행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국세청은 자료 조사를 거부하는 등 무정부 상태가 됐다”며 “이제는 자본권력에 대한 언론인들의 양심선언이 나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특검과 관련된 내용을 보면 한겨레·경향을 제외하고는 의미 없는 기사를 쓰거나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언론이 기업 경영에 관심이 높아서인지 삼성과 합종연횡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2006년까지도 13개 언론사 중 5곳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등 대다수 언론사의 재무구조가 너무 취약한 걸로 나타났다”며 “전 시민단체 차원의 신문구독료 인상운동 등을 통한 판매 수입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