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발표된 차기 정부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을 한 꺼풀 벗겨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8명 가운데 3명이 동아일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동아일보를 창간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로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 신문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출신이다.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2006년 7월부터 5개월간 동아일보에서 객원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와 동아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대선 이후 첫 단독인터뷰 대상으로 국내 신문사 중 동아일보를 선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내외신 3개사 합동 인터뷰 형식이었지만 당선인과의 인터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나온 터라 언론계의 화제를 모았다. 앞서 동아는 이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도 첫 인터뷰를 했다.
동아일보와 이명박 정부가 여러 측면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방증들이다. 그런 연장선에서 이경숙 인수위원장 내정 기사 등 동아의 잇단 단독 보도의 배경에 관심이 간다.
동아의 지면에는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 활동에 대한 우호적인 보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얘기도 적잖다. 대불산단 전봇대가 뽑히던 현장을 찍은 사진을 지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로 실은 1월21일자 1면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에도 동아는 전봇대 칭찬을 이어갔다. ‘전봇대’를 불필요한 규제로 규정한 이 당선인과과의 코드 맞추기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동아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내내, 이후 대선 기간에도 이명박 후보를 편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동아일보를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규탄집회도 열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여러 정황을 보면 동아일보와 이명박 정부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언론은 권력과 친밀한 관계가 아닌 건전한 긴장관계를 가져야만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