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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부실이 부른 인재' 한목소리

신문들 숭례문 화재사건 대대적 보도 ...문화재청장 외유 보도 '정파성' 지적

김성후 기자  2008.02.12 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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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밤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진 이후 신문들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처참한 모습을 드러낸 숭례문 사진을 1면에 크게 실었다. 그러면서 ‘개발에만 혈안…우린 문화민족인가’(경향) ‘시커멓게, 우리 가슴도 타올랐다’(조선) ‘2008년 2월10일은 ‘문화 국치일’’(중앙) ‘스러진 600년 역사…무너진 자존심 1호’(국민) ‘근조 숭례문…시민들 국화꽃으로 애도’(한국) 등을 표제어로 올렸다.

신문들은 12일 1면 머리기사와 함께 8~9개 면을 할애해 숭례문 화재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총체적 관리 부실이 부른 인재”로 화재 원인을 압축하고 “참회의 상량문을 올리자”고 했다. 불길을 못 잡은 이유 등을 분석하며 경보장치, 스프링클러도 없는 허술한 방재 시스템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또한 사설란의 3분의 2를 털어 숭례문 전소에 대해 쓰며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를 주문했다.

시인, 역사학자, 소설가, 교수 등의 특별기고도 잇달았다. 이이화 역사학자는 12일자 경향신문 1면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은) 성장주의·개발주의에 파묻혀 의붓자식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면서 문화민족임을 자랑해왔다”고 지적했다.

도올 김용옥은 중앙일보 12일자 4면 ‘도올고함’에서 “새 정권은 기껏 생각한다 하는 것이 ‘영어몰입교육’이요, 회록지재보다 더 무서운 재앙인 대운하 강행에 혈안이 되고 있다. 과연 남대문의 무너진 흉측한 모습을 과연 우발적 사건으로만 돌릴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물으며 숭례문 화재현장에서 현재의 오만함을 경계했다. 또 오세영 시인은 국민일보 1면에 기고한 글에서 “숭례문 소실은 후손의 무지와 탐욕이 빚은 것”이라고 우리 자신들을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는 12일자 1면과 3면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외유성 유럽출장 기사를 실어 대조를 보였다. 이 신문은 1면 머리기사 ‘숭례문 불타던 날…‘유홍준 암스테르담 휴가’’, 3면 머리기사 ‘어처구니없는 화재…어처구니없는 문화재청장’에서 “숭례문이 불에 타고 있던 10일 밤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유럽행 이유와 유럽에서의 행적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간인 문화일보는 같은 날 사설 ‘유홍준 문화재청장부터 인책하라’에서 “숭례문이 불길에 스러질 당시 ‘외유성 유럽출장’중이었다니 마지막 행태가 숭례문 잿더미에 오버랩되고 있다”며 동아의 보도에 힘을 보탰다.
유 청장이 문화재 관리의 수장으로 부적절한 출장을 갔다하더라도 숭례문 화재사건과 유 청장의 유럽출장을 연결 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숭례문 화재의 책임이 마치 유 청장에게 있는 것처럼 편집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화재원인을 분석, 재발방지 대책을 찾는 것이 먼저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 처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동아일보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한 관계자는 “숭례문 화재의 희생양을 유홍준 청장에게서 찾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특정인에 대한 마녀사냥 보도 보다는 문화재 관리실태에 대한 기획보도가 얼마나 있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