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의 거취와 MBC 민영화 문제가 관심을 끌면서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국가기간방송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5월 이미 국가기간방송법을 ‘언론 4대입법’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켜 당론으로 확정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홍보기획본부장)은 지난달 4일 CBS ‘뉴스레이다’와 인터뷰에서 “국가기간방송법을 만들어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 통과가 된 다음에 MBC의 위상 문제가 논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주 사장의 임기 보장은 “법이 바뀌었는데, 바뀐 법에 따라서 해야한다”며 “과거의 법으로 임명된 사람이 법이 바뀌었는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4월 총선 뒤 국가기간방송법이 통과되면 정연주 사장을 교체하고, MBC 민영화도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국가기간방송법은 2004년 박형준 의원이 발의했으나 열린우리당, KBS, 각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3년 동안 발이 묶여있다.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KBS 노조는 “‘국가기간방송법’은 궁극적으로 KBS의 재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국회가 틀어쥐고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법안”이라며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10수년 이전으로 훨씬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대 이창현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전체 미디어정책의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정권 초기에 특정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방송 구조를 개편하는 쪽으로 나아간다면 순서가 뒤바뀐 것”라며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추구해야 할 공영방송의 독립성, 국민의 알권리, 언론 자유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회단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은 “방송 구조 개편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총선 뒤 과반 이상 의석을 갖더라도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강력히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기간방송법안에 따르면 국회가 추천한 9명으로 구성되는 KBS 경영위원회는 사장, 부사장, 감사 인사권을 갖는다. 수신료 액수와 KBS 예결산은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