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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에서 한국언론학회(회장 권혁남) 개최로 ‘융합시대의 방송통신융합기구 개편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 ||
전문가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방통위 설립법안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지만 의원 선임 등은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언론학회(회장 권혁남) 개최로 3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에서 열린 ‘융합시대의 방송통신융합기구 개편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대 윤석민 교수(언론정보학)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발표한 방식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방송위는 정치, 산업,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완전한 포획상태에 있었다”며 “인수위 안은 노무현 정부 때보다 진전된 것이지만 정치적 의도가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디어 정책기구를 제대로 세우기 위한 순수성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위원을 전문성 있는 사람으로 선정하는 등 운영의 묘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기구개편 논의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윤 교수는 “그동안의 방통융합기구 개편 논의는 3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우선 방통융합기구를 방송과 통신의 두 분야를 산술적으로 합산하는 정도로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 공학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규제와 진흥을 별개로 구분하고 기관 형태로 둘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며 “이는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기구의 성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오도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은 산업적 논리, 방송은 사회문화적 논리에서 접근하곤 하는데 이 둘은 어느 한쪽으로 쏠릴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며 “경제적․사회문화적인 부분의 밸런스를 맞추고 단순한 합산이 아닌, 양 극단의 중간지점을 찾아 좀 더 미세하게 정책을 정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토론자들도 인수위 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정치적 독립성 확보 훼손 우려, 기능의 중복 등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정책연구원 윤호진 박사는 “대통령 소속이라는 부분이 독립성 훼손의 가능성을 안고 있어 논란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위원들이 어떤 사람이 오느냐, 어떻게 운영되느냐”라면서 “또한 콘텐츠 진흥이 중요한 만큼 위원회가 맡는 게 합당한지, 콘텐츠 진흥을 위한 기금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의 논의가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단국대 지성우 교수(법학)는 “사실상의 부처 역할인 위원회를 전체적 그림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부처는 ‘여야’ 혹은 ‘보수 대 진보’ 의 양 진영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기만 하면 된다. 위원 구성이 논란이 되는 것은 의견 관철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동욱 교수는 “인수위의 방통위 설립법이 1백% 만족을 주지는 못하지만 비교적 잘 정리된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지식경제부와 문화부, 방통위가 서로 연관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 관계 설정이 난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위원회 박기성 연구위원도 큰 틀에서 인수위 안을 인정한다고 말한 뒤 “향후 방통위의 기능 조정과 수행 및 역할을 규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정책, 규제, 집행 등을 분리하지 말고 한쪽으로 몰아주는 것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 등용, 발전적 정책 목표 공유, 조정․중재의 역할 수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권상희 교수(신문방송학)는 “농림부의 기능 활성화가 농업 진흥을 가져오는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통합 부처를 만들면 융합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접근 보다는 이를 통해 방송․통신이 실제로 융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며 또 이 둘의 산업과 가치가 질적, 양적 팽창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가 융합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통융합기구의 해외 사례들도 소개됐다.
각국의 방통융합기구 사례를 발표한 한국언론재단 김영주 박사는 “규제기구의 개편에 있어 정책 입안, 수립 기능과 규제 집행 기능을 단일기구화할지, 분리할지는 국가마다 상이하다”며 “정책․규제 기능을 통합하되, 정부부처가 아닌 독립적 위원회를 설치하는 곳은 미국의 FCC가 대표적이며 이것이 현 방통위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박사는 “정책과 규제기능을 정부부처로 통합하는 형태는 일본과 싱가포르이며 정책과 규제기능을 분리해 정책은 통합된 독임제 행정부처에서 수행하고 규제는 위원회 형태의 규제기구에서 담당하는 국가는 이탈리아와 호주가 있다”면서 “문화부에서 언급해온 영국의 오프콤은 정책과 규제를 분리하고 규제는 위원회 형태의 통합규제기구에서 담당, 방송과 통신 정책은 각각 분리해 해당 정부부처가 이원화된 형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총무성 사례를 발제한 KBI 김영덕 박사는 “일본은 우리와 달리 방송을 통신의 일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1950년대 총무성 정보통신정책국을 만들고 방통융합 기능을 담당토록 했다”며 “총무성은 지난해 12월 법제를 개편키로 했는데 핵심은 수직적 구조를 3분할 수평 체계로 하는 것으로 정부의 자유로운 유통, 유니버셜 서비스 보장, 정보통신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