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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교체설, 내부 여론은?

정연주 사장은 '뜨거운 감자'

장우성 기자  2008.01.23 13: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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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사장 교체 아니다” 공감하지만
노조 “수신료 인상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 정연주 사장  
 
KBS 내부에서 ‘정연주 사장 교체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주 미디어포커스팀과 노동조합 사이에 벌어진 사건 역시 KBS 구성원들의 고민을 말해준다. KBS의 주요 직능단체 대표들은 “정권교체가 사장교체로 연결돼서는 안된다”는 데는 의견이 비슷했다. 그러나 경영실패 책임론 등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미디어포커스는 19일 노조의 문제제기에 따라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으로 인해 초래된 공영방송의 중립성 훼손 시비와 경영 적자에 대해서 정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고, 이런 정 사장 책임론은 정권 교체기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포커스는 11일 ‘언론정책 격변인가 격돌인가’에서 “KBS 노조는 정권교체기에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장 교체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KBS 사장 자리를 정치적인 전리품으로 여기는 일부 정치권의 퇴진 압박과 경영 책임을 묻는 노조의 요구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고 알렸다.

노조는 15일 ‘미디어포커스 방송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내고 “미디어포커스의 방송 내용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KBS노조가 대통령 선거 이전인 지난달 초에는 사실상 정 사장이 퇴진을 요구했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 시점에서는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고 정 사장 교체에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포커스팀은 “노조 위원장과 정책국장 등을 상대로 상식적인 취재를 통해 방송을 제작했으며 의도적 왜곡은 없었다”고 밝히고 노조의 정리된 입장을 19일 방송했다.

노조는 21일 노보에서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사장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는 조중동식, 한나라당식 논리에 반대한다”면서도 “경영진이 만에 하나 수신료 인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열어주는 등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BS의 한 관계자는 “노조는 지금까지 계속 정 사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물어왔다”며 “정권교체와 사장교체를 결부시키는 것은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정 사장을 옹호하는 듯 비치는 데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의 주요 직능단체 대표들은 회원의 의견을 모으지는 못했다며, 개인의 의견이라는 단서로 본보에 입장을 밝혔다.

기자협회 KBS지회 김현석 회장(KBS기자협회 회장)은 “정권 교체기에 사장 교체를 거론한다는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관련 법이 개정돼 새 사장이 선임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 이창형 회장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장을 바꾼다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되며, 경영 실패도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어 사장 퇴진의 근거로 삼기는 무리”라며 “본인의 특별한 결정이 없다면 사장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PD협회 양승동 회장은 “집권한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 정연주 사장을 정권의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장을 밀어낸다면 모순”이라고 말했다.

아나운서협회 정용실 회장은 “KBS의 공영성 실현을 위한 아나운서의 역할이라는 차원에서 입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기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공론이 만들어지지는 못한 상태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KBS 기자들의 정연주 사장 거취에 대한 생각은 한마디로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며 “정권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사장을 바꾸는 것에는 부정적이지만 경영실패 책임론, 정 사장의 개혁 역량 소진 여부 등 각론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