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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설립법 독립성 훼손"

언론계, 위원 5명중 2명 대통령 지명 '무늬만 위원회' 비판

곽선미 기자  2008.01.23 12: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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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언론노조,  22일 일제히 철회 촉구

한나라당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BCC) 설치법안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1백30명의 전체 한나라당 의원들은 2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 설립법안을 제출했다.

한나라당이 낸 방송통신위 설치 법안은 5인 합의제 기구다.
위원장 1인과 상임위원 1인 등 2명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나머지 3명은 국회 교섭단체 협의를 거쳐 국회의장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와 별도로 한나라당은 방송내용을 심의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칭)’를 민간기구로 두기로 했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방송위원회의 심의기능을 통합한 형태다.
심의위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시민단체는 22일 성명을 내고 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방송통신위 설립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회장 김경호)는 22일 성명에서 “새 정부가 시장주의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시장주의로 흘러 매체에 균형발전과 공공성·공익성이 저해된다는 우려가 있다”며 “위원에 대한 임명이 대통령과 여당이 과반수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과연 정치적인 독립과 자유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이날 낸 성명에서 “상임위원 5명중 2명을 대통령이 지명하도록 함으로써 합의제 위원회 구조를 ‘무늬만 위원회’로 전락시켰다”며 “방송통신위가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받는 위원회가 되기 위해서는 상임위 전원을 국회에서 추천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PD연합회를 비롯한 7개 방송 현업인으로 구성된 한국방송인총연합회도 이날 성명에서 “설치법이 차기 정부가 방통융합을 핑계로 방송의 새판을 짜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사회적 합의나 의견수렴 절차도 생략한 채 인수위 유력인사들의 몇 마디 말로 방송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오만이자 독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지금의 방송위원회의 단점을 확대·재생산할 수 있다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상임위 과반 이상이 정부·여당 인사가 되면서 정부·정치 논리대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 성동규 교수(신문방송학)는 “방송·통신이 융합되어도 방송콘텐츠로 갈 수밖에 없는데 공공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며 “기구의 독립성을 위한 세심한 대안이나 세부 규칙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본안은 찬성하지만 전문성 있는 위원을 선임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충남대 김재영 교수(언론정보학)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표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형태”라면서도 “전문성이 있는 위원을 추천하는 등 운영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