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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근로자 연쇄사망 / 대전일보 김형석 기자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일보 김형석 기자  2008.01.16 1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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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일보 김형석 기자  
 
하행선을 타면 대전 초입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한국타이어 공장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든, 기찻길을 이용하든 한국타이어 공장이 눈에 들어오면 대전에 다 왔다고 여겨도 무방하다. 한국타이어 공장은 대전의 상징이다. 비단 위치 때문만은 아니다. 공장 규모, 근로자 수, 생산유발 효과에서 한국타이어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자 대전을 상징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후배기자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연구소에서 1년 동안 여러 명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1, 2명이 안전사고로 숨진 게 확대된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안전사고라 하더라도 일단 경위는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망자에 연구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조금 수상했다.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 확인됐다. 사망자는 1, 2명이 아니었다. 확인된 인원만 8명. 이 가운데 순수하게 안전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단 1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심근경색(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사망. 일명 ‘돌연사’였다. 자살도 있었다. 8년 동안 8명이 그렇게 죽었어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데 1년 동안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첫 보도는 그렇게 나오게 됐다.

‘사실’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었다. 같은 부서 신참인 노형일 기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번 사안의 사실확인을 거의 오차 없이 해냈다. 첫 정보입수도 그의 몫이었다. 사회부 송충원 기자와 정치부 한종구 기자는 수집한 정보로 그 사실을 ‘진실’로 만들어 낸 일등공신이다. 내가 한 일이라곤 오탈자 확인 정도였다.

아쉬움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의 한계를 다른 매체들이 메워줬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접근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란듯이 기사화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다. 그것은 ‘그 정도 밖에 못하냐’는 동료·선배 기자들의 격려이자 충고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