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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은 희생자 유족들이 추도제 준비가 소홀하다며 현장에 준비된 추도상을 엎고 있다.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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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오열 · 생존자 인터뷰 · 현장 재구성 등
선정적 방송 일관…재발방지 대책 등 심층보도 미흡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 방송보도가 선정적이었으며 재발방지 대책 등 심층 보도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재원인이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는데도 화재 발생 원인을 단정해 보도하기도 했다.
MBC는 미성년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부상자에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무리한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다.
MBC는 지난 7일 보도에서 온몸에 붕대를 휘감은 환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튿날인 8일에는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을 클로즈업해 보도했다.
이 과정에 고인의 딸, 아들 등 노약자나 미성년자의 인터뷰도 여과 없이 방송했다. MBC는 “사고로 졸지에 소녀가장이 된 여학생이 있다”며 “공부시킨다고 일만하셨는데…”라고 말하는 고인의 딸 얼굴을 그대로 내보냈다. 또 “3일전 출장 간다고 해서 어제 온다고 했는데…”라고 한 사망자의 아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가족 오열 장면 보도는 9일과 10일, 11일에도 계속됐다.
SBS와 KBS도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양태로 비판을 받았다.
SBS는 8일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주저앉거나 쓰러져 오열하는 장면을 클로즈업해 방송했다.
KBS는 9일 유족들이 현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오열하는 조문객들의 모습과 이들이 전하는 안타까운 심경을 화면에 담아 클로즈업해 보도했다. 10일에는 “사람 목숨이 6천만원 밖에 안 되냐”고 하는 등 감정적으로 절제가 되지 않은 한 유가족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도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은 CG로 화재현장을 재구성하면서 화재가 나는 장면 등을 연출하는 등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형상화 해 선정성 논란을 빚었다.
MBC는 8일 컴퓨터 CG에서 용접하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폭발이 일어나는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등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했다.
KBS도 같은 날 ‘발화부터 진화까지 ‘긴박했던 순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컴퓨터 게임을 연상하는 듯한 CG로 불이 발화되고 가스가 퍼지는 과정, 소방차가 동원되고 불이 잡히는 순간까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보도했다. 마지막에는 생존자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MBC와 SBS는 아직 화재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정적 보도를 하고, 참사 현장에 기자가 직접 들어가 물품 등을 만지거나 헤집는 등 현장을 훼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BS는 9일 ‘40명 앗아간 첫 불씨 어디서 시작 됐나’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화재 현장에 직접 들어가 기계실 주변의 흘러내린 전선과 가스통을 만지고 일부 그을린 흔적을 떼어내는가 하면 벽의 철골 구조물을 손으로 잡아 흔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천 화재 참사에 대한 방송보도가 전체적으로 유가족과 피해자에 대한 선정적 보도로 일관했으며 심층보도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경찰 수사 발표에 의존해 현상적인 원인 쫓기에 치우진 반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제시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선문대 이연 교수(신문방송학과)는 “KBS는 중국 동포들을 보도하며 ‘날품팔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라며 “외신을 타고 외국에도 그대로 방영되는 만큼 재난·재해 보도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기자들이 소방당국이 허용한 범위 이상을 접근하면서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앞으로는 피해자 중심의 보도, 즉 보상 및 피해자 가족에 대한 처우 등에 대한 보도가 주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우성·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