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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지시" 파문

경향, 사장단․편집국장 성향 요구 공문 보도
인수위 "부처파견 전문위원 돌출행동" 해명

김성후 기자  2008.01.12 19: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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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부처에 언론사 간부들과 산하기관 단체장 등에 대한 대규모 ‘성향 조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수위원회 간사단회의에 참석한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경향신문에 보도된 '인수위, 언론사간부 성향조사' 관련 기사를 들어보이며 인수위원들에게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향신문은 1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인수위가 문화관광부에 공문을 보내 언론사 간부진은 물론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주, 산하 단체장 등 광범위한 대상을 조사대상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며 단독 입수한 정부 공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관련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문광부에서 인수위로 파견된 전문위원의 개인적인 돌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광부에서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P모 국장이 지난 2일 e-메일을 통해 문광부 실무자에게 언론사 주요 인사에 대한 신상파악 자료를 요청하고, 이 실무자는 별도의 문건을 만들어 관련 단체에 자료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인수위는 문광부를 통해 지난 3일 산하기관들에 해당 기관장과 상임이사, 감사 등에 대해 출신지와 함께 성향․최근 활동사례 등을 조사토록 요청하는 공문서를 보냈다.

‘인수위 요청자료’로 명기된 이 공문에는 성향 조사 대상으로 ‘언론사 사장단 및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의 명부’가 조사대상으로 명시돼 있고, 이들에 대한 ‘약력과 성향을 포함’하도록 돼 있다.

또 해당 부처 산하의 ‘주요 단체장, 상임이사, 감사’와 함께 언론사의 ‘주요 광고주 업체대표’를 포함하도록 명시했고, ‘신문·방송·광고·주요 종교신문 및 방송·케이블 중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방송사 대표’에 대한 성향조사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해당부처는 공문에서 ‘직책·성명·생년(출신지 포함)·최종학력(전공 포함)·주요경력·성향·최근활동·연락처’의 8가지 항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표 형태로 작성, 당일(3일)까지 보고하도록 산하기관에 전달했다.

경향신문은 “인수위 지시로 진행된 언론사 간부들의 성향·활동 파악은 그간 기자실 복원 등 언론 자유를 최우선적 가치로 보장하겠다던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의 공약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5공 등 독재정권들이 사회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정·관·종교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언론인들의 성향과 활동상황 등을 파악한 이른바 ‘정치 사찰’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